여름이 끝나고 세계 대부분의 학교가 새 학기에 들어가면서 각국 보건당국은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가 본격적인 유행에 돌입할까 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학교는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최적의 생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어른보다 바이러스에 더 잘 감염되는 어린이들이 군집해 있으며 때로는 비위생적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각국 보건당국은 학교에서의 신종플루 발병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매우 강력한 조치인 '휴교령' 사용 계획은 나라별로 다르다.
미국과 영국은 아주 특수한 상황이 아닌 한 휴교령을 내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캐슬린 시벨리우스 미 보건장관은 대량 휴교가 신종플루 확산을 저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대규모 휴교가 전염의 확산 속도를 늦출 뿐 감염자 수 증가 자체를 막지는 못하며, 특히 맞벌이 부모들에게 가정 교육에 대한 부담을 부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프랑스는 한 학급에 최소 3명의 학생이 1주일 이상 신종플루 증상을 보일 경우, 그 학급 학생 또는 전교생을 가정에 돌려보내기로 했다.
뤽 샤텔 프랑스 교육장관은 많은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해 TV나 라디오 방송으로 수업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독일, 스페인, 스위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상황에 맞춰 휴교령을 내릴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휴교 조치가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휴교 조치에 대한 총체적인 권고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WHO의 신종플루 대책팀장인 후쿠다 게이지 사무차장은 각국이 휴교령을 내릴 수는 있겠지만, 어린이들만 신종플루를 전파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이전에 '대유행'했던 다른 인플루엔자들은 개학과 거의 동시에 감염자가 급증했었지만, 이는 날씨가 추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플루 전문가인 사이먼 코체메즈는 강도가 심하지도 않은 신종플루 때문에 꼭 휴교를 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신종플루가 더 심각해지게 되면 휴교령을 내리는 것이 자녀가 신종플루에 감염되거나 사망자가 속출하게 두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