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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온라인 게임에서는 맘껏 뛰어다니죠.”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대회’ 8~9일 열려
일반학생과 함께 출전…장애인식 개선돼


컴퓨터를 가운데 두고 세 명을 한 팀으로 마주 앉은 여섯 명의 학생들이 온라인 야구 게임‘마구마구’에 몰두하고 있다.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운 뇌병변 1급 판정을 받은 학생이 휠체어에 앉아 손가락 하나로 키보드 자판을 누르고 있다. 방향조절과 기술전환에 따라 양쪽 손가락을 다 동원해도 바쁠 판에 손가락 하나만으로는 버거울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11대 0이라는 큰 차이로 게임에서 진 인천은광학교 5학년 정규영 군의 팀. 그러나 정군은 게임이 끝나자마자 “재밌다”는 한마디를 던졌다.

8~9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는 전국장애학생 e스포츠 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5회를 맞는 이 대회에서는 지역별 예선을 거쳐 올라온 장애학생들이 ‘마구마구’, ‘피파’, ‘카트라이더’, ‘테트리스’ 등 온라인 게임 실력을 겨뤘다. 승부를 겨루는 대회지만 참가 학생이나 교사들은 승패 자체보다는 게임에서 얻는 재미와 성취감에 빠져 있었다.

신체적 장애로 외부에서 체육활동을 직접 할 수는 없는 학생들이지만 온라인 게임 속에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멋지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국내에서 7명밖에 없다는 근육 희귀병으로 고1의 나이에도 유치원생의 체형을 가져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하는 안산 명혜학교 조호준 군도 온라인 속에서 안타를 쳐내며 예선전 첫 승리를 맞았다.

조 군의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밖에 나가지 못하니깐 집에서 컴퓨터를 많이 했는데 요즘 더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며 “내일 열리는 파워포인트에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이겼다’를 외치는 아들을 밝게 쳐다봤다.

신현수 교사는 “신체적인 활동을 못하다보니 다른 사람과 경쟁할 수 있는 온라인 스포츠게임에서 대리만족을 느껴 학생들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반 학생과 장애학생이 한 팀을 이뤄 진행된 게임이 진행돼 주목받았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통해서 장애에 대한 인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는 통합교육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

지적 장애학생과 한 팀으로 ‘마구마구’ 대회에 참가한 성남방송고 최관우 군은 그 학생을 가리키며 “얘 장애인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두 학생은 게임 시작 전에도 한 의자에 함께 앉아 마지막 전략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한 달이 넘게 하루 9시간씩 함께 붙어 앉아 대회 준비를 하면서 정말 친구가 됐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속도가 조금 느릴 뿐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대회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한 팀을 이뤄 겨루는 ‘테트리스’ 대회, 정신지체 학생이 참여하는 ‘구구단 레이싱’, 시각장애인 학생의 ‘피퍼’, 청각장애인의 ‘피파온라인’ 등이 열렸다.

대회장의 다른 편에서는 제 7회 전국특수교육 정보화대회가 열려 워드프로세서, 파워포인트, 점자정보단말기 타자검정 등의 실력을 겨뤘다. 몸이 불편해 보조공학기기를 활용하고 수화로 대회 진행사항을 전달받는 불편은 있었지만 학생들의 참여 열기는 높았다.

국립특수교육원 이승훈 교육연구사는 “이 대회를 통해 장애학생들이 겪는 정보격차나 접근성의 문제를 인식하는 동시에 건전한 여가생활과 사회통합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기회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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