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의 인사청문회가 우리 사회를 휩쓸고 지나갔다. 얼마 전 두 검찰총장 후보자를 비롯해 이번의 총리, 장관, 대법관 등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몰염치한 준법의식에 국민들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논어’에 의하면 노(魯)나라 군주인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따릅니까?”하고 묻자 공자는 “곧은 사람을 등용하고 굽은 사람을 내치면 백성이 따를 것이요, 굽은 사람을 등용하고 곧은 사람을 내치면 백성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한번은 번지(樊遲)라는 제자가 공자에게 무엇이 지혜로운 것인지를 묻자 공자는 “지혜란 사람을 아는 것”이라며 “곧은 사람을 등용하고 굽은 사람을 내치면 굽은 사람도 곧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자하(子夏)라는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감탄하기를 “의미심장하구나, 말씀이! 순(舜)임금이 고요(皐陶)라는 충신을 등용하자 천하에 악인이 사라졌고, 탕(湯)임금이 이윤(伊尹)이라는 충신을 등용하자 악인이 사라졌었다.”라고 했다.
‘거직조왕(擧直措枉)’이란 성어는 곧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고 간사한 사람을 해임한다’는 뜻으로, 그래야만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르며 사회에 올바른 도덕적 기풍이 형성된다는 의마가 내포돼 있다.
일만 잘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밑의 사람이나 국민이 그를 존경하고 따르지 않으면 그 능력이 힘을 발할 수가 없는 법이다. 오히려 일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윗사람의 덕과 위엄이 더욱 강력히 요청되는 것이다. 대규모 고위공직자의 인준과 임명을 앞두고 일말의 불안감을 감출 수 없는 속내가 여기에 있다. 성균관대 한문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