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도 교육계는 많은 굵직한 이슈들로 어수선했다. 학업성취도평가 공개, 외고입시 개혁, 교육세 폐지, 입학사정관제 확대, 미래형교육과정 제정, 교원평가제 실시, 학원 심야교습 단속 등이 그것이다. 작년에 이루어진 이러한 정책의 초점은 대부분 사교육 억제에 맞추어져 있다. 즉 망국적 사교육의 뿌리를 뽑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바람직한 교육을 위한 건설적인 조치라기보다는 교육외적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인 조치였다.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교육의 근간을 건드린 적이 없다. 다만 기존의 교육 틀로 인해 나타나는 그때그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새 정책으로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형국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옛 책에 “한 쪽으로 휜 것을 똑바로 잡으려다가 다른 쪽으로 휘게 하는 일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늘 벌어진다.(矯枉過直, 古今同之)”라는 말이 있는데, 바로 현재의 우리 교육정책에 딱 들어맞는 말이 아닐까 싶다. 정권과 교육부장관이 바뀔 때마다 이러한 느낌을 갖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논어'에서 유약(有若)이라는 공자의 수제자는 “군자는 근본에 힘을 쓴다. 왜냐하면 근본이 바로 서면 길이 저절로 생기기 때문이다.(君子務本. 本立而道生.)”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나온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성어는 말 그대로 어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근본을 세워야하고, 근본을 세우면 목표에 이르는 방법이 저절로 마련된다는 뜻으로 쓰인다. 이 말과 같이, 미래의 나라주인인 학생들에게 보다 이상적인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임시방편적 처방이 아닌,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새로운 교육적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2010년에는 ‘누가 해도 안 풀릴 것’이라고 자조해왔던 교육문제가 속 시원히 해결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김경천 성균관대 한문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