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교육'이 닫혀진다. 90년대 후반 일선교육계의 대표적 교육개혁 운동이며 초·중등교육의 `키워드' 역할을 해온 열린교육이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교육부는 그 동안 공과시비가 분분했던 `열린교육'을 전면 재정립하기 위해 열린교육사업을 `교실수업개선 지원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이에 소요되는 중앙정부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가 하면 시·도교육청 평가지표에서도 빼기로 했다. 교육부는 앞으로 교육부의 정책사업이나 유통문건 등에서 `열린교육'이란 용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 수년간 한국 초·중등교육의 최대 화두였던 `열린교육'이 종적을 감추게 됐다. 교육부가 밝힌 열린교육 관련사업의 축소내용을 살펴보면 `열린교육'용어사용 폐지 외에 시·도지정 연구학교의 경우 2년차 지정 연구학교 30교만 계속 지원하되 18개 완료학교는 후속 지정을 중단했다. 또 관련사업 지원 중앙정부 예산을 지난해의 19억3000만원에서 올해는 5억3000만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열린교육이 전성기를 누리던 97∼98년의 경우 연간 30억원이, 99년에는 24억원이 지원된 바 있다. 또 종전의 시·도평가에서 중요 평가척도가 되었던 열린교육 관련사항이 금년의 경우 7차교육과정 관련항목이나 교실수업개선 조항으로 바뀌거나 삭제되었다. 이밖에 국립사대·교대 부속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연례적으로 개최해온 워크숍이나 `열린교육' 우수사례 중심의 교원·전문직 연수사업 등도 7차교육과정 적용사례나 학습 평가나 장학방법 등의 내용으로 바꾸기로 했다. 90년대 중반 일부 교육학자들과 일선교원들에 의해 도입되기 시작한 `열린교육'은 `해방후 최대규모의 아래로부터의 교육개혁 운동'이란 찬사를 받으며 확산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95년, `열린교육체제와 평생학습사회 구현'이란 문민정부 교육개혁의 슬로건으로까지 채택된 후 `아래로부터의 교육운동'이 정부주도의 개혁정책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용어의 개념이나 교수방법의 틀조차 확립되지 않은 실험적 가설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비판적으로, 그것도 정부주도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교육현실과 현장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의 교수학습 모델이 무리하게 차용되었고 `열린교육'을 표방하면서 오히려 또다른 정형화된 `닫힌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열린교육'이야말로 교사중심에서 학생중심으로 교육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교원들 스스로 참여한 수업개선을 위해 노력한 교육운동이며 초등의 경우 성공적인 교육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적지 않다. /박남화 news2@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