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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중기획 <다시 문제는 교육정보화다>-좌담회



교육정보화 추진이 지난해말로 1차 완료됐다. 교육부는 올해도 많은 예산을 교육정보화에 투입하며 현장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물적토대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것이 기본적인 평가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하드웨어 부분도 지난해 하반기에 몰아치듯 이뤄져 앞으로 이에 따른 문제가 제기될
것이고 소프트웨어 부분이나 이를 활용하는 교육에는 아직 난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본지는 산적해있는 교육정보화 추진의
문제들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교육정보화 지금부터다'를 연중 기획으로 마련한다.


<글 싣는 순서>
(1) HW 보급이 남긴 것
①좌담회
②유지·관리의 문제
③학교급별 대처 실태 (상)
④학교급별 대처 실태 (하)
⑤종합 대책



--좌담회 참석자
손병길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조사연구실장
권진우 경기하남 동부초등교 교사
박성진 서울당곡중 교사
권오형 인천문성여상 교사


◇손병길=지난 연말로 교육정보화 1차 추진이 완료됐는데 이에 대한 평가부터 시작해되지 않을까요. 현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요.
◇박성진=물량 위주의 공급에 따른 다소간의 문제점이 노출됐지만 교실에서의 학습 환경 및 교원의 업무 환경 등에서 과거와는 크게 다른 변화를
불러온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나 최근 강조되고 있는 ICT 활용 교육의 기반이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교육현장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검토없이 대통령 신년사 등 외부의 여건에 따라 기본 계획의 갑작스런 변경이 두어 차례 있었고 이것이 현장의 혼란으로
나타났었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권진우=그렇습니다. 하드웨어적인 기반은 충분할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학교별로 차이가 심하고 단위 학교 중심의 망 구성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다양한 컨텐츠의 적용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지금부터는 활용적인 측면의 투자가 우선돼야 할 것입니다.
◇손병길=물적 토대 구축엔 긍정적인 평가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관리할 인력이나 예산 부족은 여전하다는 평가도 있더군요.
◇박성진=사실입니다. 특히 단위 학교별 교육정보화시스템 관리자나 A/S에 대한 대책은 매우 미흡한 편입니다. 장비별로 일정 기간 무상 보증 및
A/S가 제공되고 있기는 하지만 초기에 보급된 물량에 대해서는 무상 보증 기간이 이미 만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 A/S 업체와의 협약 체결을 통한 체계적인 시스템 관리를 위한 충분한 예산 지원이 시급합니다.
◇권오형=실업계 고등학교 또는 컴퓨터 교과를 선택한 초·중학교에는 전산을 전공한 관리자를 확보하기가 비교적 용이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고등학교
또는 초·중학교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을 갖춘 관리자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교에 교육정보부를 설치·운영하고
있지만 인력과 전문 지식의 부족으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담당교사가 수업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권진우=예산은 망 관리를 위한 유지보수 비용이나 통신비가 지원되고 있어 어느정도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인력 양성이나
보유자 실태는 매우 빈약해 실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응급 처리에 허점이 있습니다. 학교별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지적하신 것처럼 현재 정보부장 중심으로 과다하게 편중된 정보 업무의 분산 처리 방안도 시급히 마련돼야 하겠지요.
◇손병길=소프트웨어(컨텐츠)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권진우=어느 정도 필요를 충족하고는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질이나 활용상의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자칫 획일화된 교수-학습
방법으로 나타나게 될 염려를 안고 있기 때문이죠. 보급 못지 않게 이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개발, 보급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성진=워드프로세서나 기타 업무 및 학습자료 제작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상당수 확보되어 있습니다. 일부 제품(글97, Microsoft
Office 등)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긴 하지만 아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컨텐츠의 부족입니다. 민간업체에서 개발한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상당수 있기는 하지만 정작 수업에 직접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교사가 자신의 수업전략에 따라 수업자료를 개발하고자할 때 원하는 자료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지요.
◇권오형=CD-ROM이나 인터넷을 통하여 완성된 형태의 프로그램의 경우 어떤 면에서는 획일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사 자신의 교수 프로그램을 작성하기 위한 다양한 자료(화보, 동영상, 수치 데이터 등 포함)의 확보가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청 또는 교육부 차원에서의 DB 구축 및 웹을 통한 서비스의 제공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손병길=최근 한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학교의 보안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박성진=민간업체에 비해 일선 학교의 인식이나 준비상태가 미흡한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지난 해 각급 학교 전산망이 구축되면서 방화벽 등 외부의
침입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어느 정도 구축이 되었지만 아직 안정화 단계는 아닌 듯합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상당수의 교사나 관리자들이
아직은 보안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있는 점입니다. 더욱이 학교별로 이런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관리자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를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권오형=결국 인력, 예산 문제와 연결된다고 봐야죠. 학교별로 시스템을 전담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과 함께 전문 업체와 계약을 통한
업무지원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것도 역시 학교에서 어느 정도 식견을 갖춘 관리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동일하다 하겠습니다.
◇권진우=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한 정보 보안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멀지않아 각종 교육 정보의 심각한 유출 사태를 몰고 올 수 있을
것입니다. 본인을 중심으로한 연구회 회원들이 전국의 모든 학교에 보급될 기초적인 정보통신 교재를 교육부로부터 의뢰받아 제작한 적이 있는데 이같은
교재의 보급과 아울러 각종 정보관련 연수에 필수적으로 정보통신 보안 시간을 삽입해 적극적으로 안내해야 한다고 봅니다.
◇손병길=정보통신활용교육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데요. 이를 준비하기 위한 과제가 있다면.
◇박성진=여전히 빈약한 컨텐츠가 문제가 되겠지요. 더욱이 ICT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아무리
첨단 장비라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학습에 도움을 주는 편리한 도구이지 장비의 활용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얼마나 좋은 컨텐츠를 얼마나
많이 개발 또는 확보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공하느냐 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고려돼야 합니다.
◇권오형=지적하신대로 ICT 활용에 대한 교사의 인식을 바꾸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아직은 컴퓨터를 활용한다는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교사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권진우=교사들의 정보 활용 능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다양한 컨텐츠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교육종합 정보자료실 구축이
시급할 것입니다. 학년별, 교과별로 수준에 맞는 ICT 활용 방법 개발 보급도 필요하겠지요.
◇손병길=자연스럽게 교원 연수에도 무게가 실리겠군요.
◇박성진=최근까지 정보화관련 교원연수는 대개 응용프로그램의 사용법을 익히는데 치중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는 거의 전적으로
개별 교사에게 맡겨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연수가 어느 정도 교육정보화에 기여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앞으로는 실제 업무
및 학습 현장에 필요한 문서나 학습 자료를 어떻게 제작할 것인가에 대해 중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안지를 작성하는 방법, 인터넷
등을 통하여 다양한 학습자료를 구하는 방법, 이렇게 구한 자료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교수전략에 맞는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방법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지요.
◇권진우=교실과 밀접한 실제 활용 위주의 연수 내용 편성이 돼야 된다는 말씀에 동감입니다. 파노라마식 연수는 지양하고 교사 선택 과목의 범위를
확대해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 할 수 있는 연수가 필요합니다.

정리/임형준 limhj1@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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