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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술형 내신시험' 공교육 정상화 견인할까

서울교육청 "사교육 축소"…교육현장 혼란 우려도 대두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초·중·고교의 내신시험 주관식 문제에서 서술형을 대폭 강화키로 한 것은 암기 위주의 교육 관행에서 나타난 각종 병폐를 개선하겠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창의력은 오히려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을 해결하려면 일선 학교의 시험제도의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 서술형 문제 비중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23일 시교육청이 제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연구(PISA)' 자료를 보면 한국 학생들의 창의력 수준이 얼마나 낮은지를 금방 알 수 있다.

2006년 57개 참가국 중 한국의 과학 능력별 성취도는 전체 11위였다.

항목별로는 과학적 문제 인식 11위, 과학적 증거 이용 5위 등이었지만, 현상의 과학적 설명은 18위로 지식을 적용해 현상을 기술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시교육청은 선택형, 단답형, 완성형 문항은 창의력을 신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서술형 평가를 초등학교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새로 도입되는 서술형 평가 시험은 기본적으로 서술 방식을 일정 분량으로 제한하는 '응답 제한형'이다.

시교육청이 이날 공개한 구체적인 평가개선 예시 자료를 보면 기존 시험 유형에서 확실히 탈피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초등학교 4학년 국어는 엄마를 따라 대형 할인매장에 간 학생의 일기를 지문으로 제시한 뒤 '시식코너에서 사람들에게 그냥 음식을 제공하는 까닭'을 묻는 문제가 나온다.

과학은 겨울날 버스를 타면 안경에 김이 서리는 이유를 작은 물방울(김)·버스안의 수증기·차가운 안경 등의 제시사항을 통해 설명하도록 하는 문제가, 수학은 각각 다른 4가지의 조각(테트라미노·Tetramino)을 이용해 모눈종이를 채우는 문제가 제시됐다.

종합적인 사고력을 기르지 않고 종전처럼 교과서 지식을 단순히 암기해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들이다.

중학교 1학년 국어와 수학은 표의문자가 표음문자로 발전하게 된 지문을 100자 이내로 요약하는 문제와 오목거울의 사용 예를 드는 문제, 고등학교 1학년 국어와 수학은 제시문의 모티프를 찾고 그 이유를 서술하는 문제, 분수함수의 상수값과 풀이 과정을 전개하는 문제 등이 예시로 나왔다.

시험문제가 이런 사고력을 요하는 서술형으로 전환되면 암기 위주의 수업이 개선되고 `정답 고르기'를 가르치는 학원 수요도 줄어 공교육 정상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시교육청은 기대한다.

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서술형, 논술형 평가는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교육 현장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당국이 2005년부터 서술형 평가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왔지만, 평가의 공정성 부분이 문제 돼 대부분 단답형을 서술형으로 간주해 출제하는 상황이어서 이 제도의 성공을 낙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다.

시교육청은 "초등학교는 서술형 문제 도입이 처음이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각종 서술형 문제를 이미 상당 부분 출제해왔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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