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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민? "노" 학부모를 바꿔라

이민 가지 않고도 우리 자녀 인재로 키울 수 있다

학교가 붕괴된다는 소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년 새 교육부 장관이 세 번 바뀌고 교육을 위해 이민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도 아이들은
여전히 공부에 짓눌려 헤어날 길이 없다. 정말 한국 교육은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것인가. 아니다. 의외로 쉬운 곳에 답은 있다. '파랑새는
없다'는 사실만 인식한다면, 그로 인해 나 자신을 바꾸기만 한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최성애·조벽 교수 부부가 "이민 가지 않고도 우리 자녀 인재로 키울 수 있다"를 통해 제시하는 결론은 이렇게 간단하다. 저자는 피난성 유학을
거부한다. 그렇다면 대안은. 부모의 고정관념부터 바꿔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일관된 정서다. 외국 학교를 선망하는 대신 한국의 가정과
학교를 우리 자녀들이 자라나기에 쾌적한 환경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쉽다는 대답이다. 아직 한국의 부모와 자녀가 가진 엄청난 저력을 활용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어떤 노고와 희생도 아끼지 않는 한국의 부모들은 이런 변화를 만들어낼 준비가 거의 다 된 상태라고
진단한다. 단지 새 시대에 맞게 방향과 방법만 좀 바꾸면 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는 새 시대 학부모 10계명을 들려준다.
이 책은 학생들을 성취형, 체제거부형, 착실형, 내맘대로형 등 4가지로 분류한다. 그리고 각각의 특성과 성격을 설명하고 자녀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할 것인지 그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모가 인내심과 확신을 가지고 자녀와의 관계를 적대에서 우호로 변화시켜야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달콤한 낙관론으로 독자를 안심시키는 것은 아니다. 교육 현장과 생활 속에서 실제로 부딪쳐온 체험의 기록이고 성공한 교육의
기록일 뿐이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현장에서 얻은 다양한 관점, 폭넓은 근거자료와 풍부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이민을 가지 않고도 자녀를 인재로
키울 수 있다는 희망을 밝혀내는 일에 더 중심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가 변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은 이미 변했습니다. 이제 부모님들이 바뀌실 차례입니다."

<새시대 학부모 10계명>

공부타령 하지 마라=공부 때문에 부모 자녀 사이에 끝없는 소모전이 벌어진다. 공부 타령 안 하는 것만으로도 오늘부터 자녀와 원수지간이 아니라
동지가 될 수 있다.
자신부터 바꿔라=제도가 바뀔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자녀의 잠재력을 믿어주는 일, 자녀의 개성을 파악하고 키워주는 일을 교육부장관이나 교사에게
바랄 수 없다. 부모가 출발점이다.
열등감을 버려라=부모의 학력 열등감에서 비롯된 판단기준을 자녀에게 적용하지 마라.
인격체로 대해라=부모의 긍정적인 태도만큼 자녀의 자아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없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죽는 날까지 미룰 필요가 있는가.
소신껏 해라= 다양성이 존중되는 시대. 부모가 소신을 갖고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자녀의 특성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해라=알 게 너무 많은 세상. 누구도 다 알 수는 없다. 자녀가 어떤 일을 잘할지,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학원선생님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자녀에게 직접 물어라.
대화를 나눠라=쌍방적, 수평적 대화 습관이 없으면 인터넷 세계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해라=`네 맘대로'와 `네가 알아서'는 다른 것이다. 자녀가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하려면 결과보다 과정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장점을 보며 희망을 가져라=공부 못한다는 것만으로 자녀의 무한한 능력을 폄하하지 마라. 자녀가 가진 장점을 찾아라. 교육개혁이 희망을 주는 게
아니라 희망이 있어야 개혁을 이룰 수 있다.
50명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어라=잦은 이사, 인터넷에 들어왔다 사라지는 뜨내기 만남들은 인간 성장에 필요한 정서적 안정감을 해친다. 비록
소수라도 지속적인 만남 속에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라.
/서혜정 hjkara@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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