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교에서 총기를 발사해 학생을 다치게 한 용의자를 맨손으로 제압해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2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콜로라도 주 리틀턴의 디어크릭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데이비드 벤케(57) 교사는 23일 이 학교 주차장에서 학생 2명에게 사냥총을 발사한 브루코 이스트우드(32)를 다른 교사의 도움을 받아 제압했다.
대학 농구선수 출신인 벤케 교사는 이날 오후 3시께 주차장에서 나는 총소리를 듣고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고 그곳에서 수동식 사냥총을 든 이스트우드와 마주쳤다.
벤케 교사는 다른 교사와 함께 재빨리 손과 발로 총기발사범을 제압해 땅바닥에 엎드리도록 한 후 총기를 빼앗아 더 이상의 비극을 막았다. 한 학생은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범인이 갑자기 총을 꺼내 다른 사람들에게 곧장 쐈다"면서 "그때 수학 선생님이 달려와 그를 제압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트우드로부터 총격을 받았던 학생 2명 중 1명은 중태다.
이날 총기사건이 난 디어크릭중학교는 지난 1999년 학생 12명과 교사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했던 컬럼바인 고교에서 불과 5㎞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벤케 교사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컬럼바인 고교 사건이 난 후 항상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해왔다"면서 "내가 생각해오던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리틀턴 시민은 교사가 총기발사범을 제압했다는 소식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고 벤케 교사는 졸지에 영웅이 됐다. '데이비드 벤케는 영웅'이라고 칭송한 페이스북 페이지가 사건 발생 다음날 아침까지 1만2천개를 넘었다.
이스트우드는 1996년 협박과 폭행 등으로 체포된 경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범행 동기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이스트우드가 1990년대 초 디어크릭중학교를 다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