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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부선장도 떠난 서울교육청 내우외환 장기화

후임자 놓고 시교위-교과부 '힘겨루기' 양상

각종 교육비리로 뭇매를 맞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교육감 권한대행을 맡아온 부교육감까지 중도사퇴함에 따라 최악의 위기국면에 빠져들었다.

5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육감과 부교육감이 동시에 공석 상태가 된 경우는 시교육청 역사상 한 번도 없었을 뿐 아니라 다른 15개 시·도교육청을 보더라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만 5년간 서울교육을 이끌어온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선거법 위반 혐의가 확정돼 작년 10월 29일 중도 사퇴하면서 지난 4개월여간 김경회 전 부교육감이 권한을 대행해왔다.

그러나 김 부교육감마저 지난 4일 서울시교육감 출마를 선언하며 돌연 사직서를 제출, 시교육청은 이제 선장과 부선장을 모두 잃는 처지가 됐다.

시교육청 주변에서는 교육비리 수사를 비롯해 자율형사립고 부정입학 문제, 물갈이 인사에 따른 논란 등의 민감한 사안들이 언제 매듭지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초유의 '지도부 공백' 사태까지 겹침에 따라 내우외환의 위기가 장기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여러 현안을 떠나 교육감 등을 뽑는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두고 공무원의 선거개입 방지 등을 위한 '위기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인데도 이런저런 일로 너무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아예 신경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임 권한대행 자리를 놓고서도 분란이 일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교육과학기술부가 김 전 부교육감이 추천한 후임자를 제청, 대통령의 임명절차를 거치게 된다.

그러나 아직 후임자 추천이 이뤄지지 않아 추천권한을 임시로 수장직을 맡은 기획관리실장이 가진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서울시교육위원회는 "교과부 관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시교육청과 교과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시교육위는 이날 결의문을 내고 김 전 부교육감을 비판하는 동시에 교육자치 취지에 따라 시교육청 소속 교육전문직(장학사·장학관 등)이나 교육공무원 중에서 적임자를 임용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김 전 부교육감의 예견치 못한 사퇴와 출마를 놓고서도 각종 억측이 쏟아지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국장급은 물론 최측근에 있는 비서실조차 몰랐다고 한다"며 "어떻게 이렇게 갑작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지 우리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김 전 부교육감이 서울시교육감 출마 의사가 있다는 소문은 올해 초부터 돌았지만, 시교육청 안팎에서는 출마는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많았다.

선거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쟁쟁한 후보들이 여권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고, 김 전 부교육감 역시 스스로 불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김 전 부교육감의 갑작스러운 출마 배경에는 정치권의 '출마 종용'과 '적극적인 지지'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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