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초등학생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확대 실시하겠다고 밝힌 ‘초등학생 안심알리미 서비스’가 지속성 여부는 고려하지 않은 전시행정 아니냐는 일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안심 알리미 서비스는 학생이 소지한 단말기를 학교 교문이나 주요 이동 지점에 설치된 중계기가 자동 인식해 학부모의 휴대폰 SMS로 위치를 확인해주는 서비스. 학교별 공지사항, 학습지도 등 교육활동 사항을 학부모와 문자메시지로 주고받을 수도 있고 긴급상황 발생 시 학생이 소지한 단말기의 비상버튼을 누르면 강력한 경보음이 발생,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특히 학부모가 어린이의 하루 이동 경로를 웹상에서 지도로 확인 가능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교과부는 올해 초등학교 중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학생 비율이 높은 학교를 우선 선정하되 최근 아동대상 범죄 다발지역이나 등하교 환경이 취약한 학교 등을 선별해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며 2012년까지 이를 연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제는 올해 시도교육청별로 선정된 학교는 내년부터 사업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 교과부의 세부추진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해 서비스를 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사업비의 절반만 교육청이 부담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올해보다 두배 이상의 재원이 마련돼야 한다. 교육청이 타 사업비와의 균형 때문에 예산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학교가 자체적으로 부담해야되고 이마저 안될 경우 학부모에게 전가시키거나 사업 자체를 아예 중단해야 할 형편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관련 업체들도 사업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경우 초기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워 업체들이 쉽게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운영지원과 관계자는 “올해 선정된 학교는 내년부터 지원에서 제외되고 운영비를 지자체나 학교가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올해 대략 1000~1500개교 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범학교 40개를 운영해 봤는데 중계기와 단말기 가격이 몇십만원 수준이고 업체에도 아동보호라는 좋은 취지를 감안해 당장의 수익률에 연연해하지 말라고 요청했다”며 “월 이용료도 향후 더 내려갈 것이라서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 담당자는 “한번 시설투자를 하면 학교가 계속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업체들은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예산확보 단계로 예산규모에 맞춰 선정할 것”이라며 “올해 성과를 봐서 반응이 좋다면 최대한 확보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 업체와 일선 학교의 인식은 이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업 참여를 고려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중계기 장비 1개 가격이야 20~30만원 이지만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려면 교문당 2개는 최소한 설치해야 하고 교문도 정문, 후문 등으로 나뉘면 기본적으로 4개 이상 설치해야 한다는 결론”이라며 “단말기 가격까지 합친다면 초기 투자비가 200만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요 이동경로에도 중계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투자비가 더 소요되기 때문에 만약 일정 규모 이상의 학생이 신청하지 않고 사업이 지속적이지 않다면 참여를 재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등하교 환경이 다소 취약한 형편인 경기도 성남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공공요금 부담 등 학교운영 예산이 빠듯해 학교의 특색있는 사업예산도 줄이는 실정인데 지원이 끊긴다면 학부모 부담으로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사교육비 문제로 민감한 학부모한테 학교가 신뢰를 잃는 일인데 선뜻 신청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초등 6학년,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는 “이미 이동통신 회사에서도 더 저렴한 가격에 비슷한 서비스를 하고 있어 이용하고 있다”며 “학교가 무료로 계속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굳이 신청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