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날이 갈수록 학교공동체를 구성하는 주체들 사이에 대립과 갈등이 심해지는 것일까. 심심찮게 법정 싸움으로 비화되기도 하는 학교분쟁의 효과적인 해결방안은 있는가. 경남교련(회장 정찬기오)은 21일 교련 강당에서 '학교분쟁-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 이같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성열교수(경남대·교육학과)는 학교분쟁 발생원인을 ▲공교육의 기능 약화와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 저하 ▲교육정책 수립·집행 및 평가과정에서 교육공동체 구성주체들의 의견수렴 미흡 ▲학교공동체 구성주체들의 권리와 자율성을 제약하는 풍토의 온존 ▲교육개혁정책 추진과정에서 교원들에 대한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신뢰도 저하 ▲학생인권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전환 지체와 학생 및 학부모의 왜곡된 인권의식 ▲교사·학생·학부모와 지역사회 인사들의 불명확한 권리 및 책무를 꼽았다. 김 교수는 "학교교육의 기능이 약화되고 이로 인해 학부모들이 학교교육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학교를 우습게 생각하는 풍토가 생겨나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는 학부모들로 하여금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 대해서도 항의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학교분쟁 해결은 학교공동체에서 추구하는 일련의 가치들이 실현될 때 가능하다고 밝혔다. 즉 구성원들 사이의 평등한 관계형성 및 참여기회 확대, 단위학교 운영의 자율성 증대 및 구성원들의 책무성 제고,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역할 수행에 더욱 헌신할 수 있는 동기부여, 구성원들이 상호 이해하고 존중하는 분위기 형성 등이 그것이다. 한편 김 교수는 "학교분쟁은 이제까지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학교 구성주체들의 권리와 인권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며 "상호간의 권리와 책무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해소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구용회교사(함안외암초등학교)는 "학교분쟁은 구성원들 모두가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하지 못하고 사명감이 결여된 데서 오는 것"이라며 "가장 현명한 방법은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분쟁이 발생하면 조기에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 교사는 특히 "학교분쟁이 학교 밖으로 확산될 때 사회 모든 사람들은 우리 교육계를 불신하게 되고 그 영향은 학생에게로 돌아간다"며 "학교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악순환을 막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교사외에 토론자로는 권기훈 경상대 법학과교수, 서명달 경남신문 교육부장, 김홍숙 학부모, 노나영 창원여고 3학년, 권영재 경남학교안전공제회 사무국장이 나섰다. /이낙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