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와 순천 등 도내 평준화 지역 일부 사립고가 편법으로 우열반을 편성, 수년째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들 학교는 정부의 수준별 수업 권장 등 시대적 흐름이고 이 방법만이 우수 학생의 외부 유출을 막는 대안이라며 교육당국의 시정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29일 전남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중등과 장학사를 동원, 목포지역 사립 일반계고 7곳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를 실시, 우열반 편성 사실을 확인했다.
학교당 2명으로 편성된 조사반은 교직원과 학생 면담을 통해 모든 학교가 성적 상위 학생들로 1~2개반을 편성, 운영 중인 것을 파악했다.
교과부는 방과 후 국·영·수 중심의 수준별 수업(이동 교실제)은 권장하고 있으나 학기 초부터 성적 우수자만을 골라 이른바 우열반을 편성하는 것은 엄격히 금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신입생은 반 배치고사를 거쳐 성적 상위자를 추려내고 2, 3학년은 3~4차례 모의고사 등을 통해 대상자를 선별했다.
실제로 M고 등은 학교 홈페이지에 이른바 '스카이반' 편성과 특별 프로그램 운영 등을 버젓이 소개하고 있다.
우열반 편성은 순천지역 일부 사립고 2~3곳도 운영 중인 것으로 도 교육청은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우열반 편성으로 우수반 탈락 학생의 반발, 전학 등 위화감과 갈등 조성, 열람실이나 기숙사 별도 이용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더욱이 일부에서는 명문대 진학을 위해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 좋은 내신 점수를 주는 이른바 '몰아주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육청은 이번 조사에 앞서 지난 달에도 정기감사를 통해 목포 지역 2개 고교에서 우열반 편성 사실을 확인했다.
도 교육청은 이들 학교가 지난해부터 운영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평준화 시행 이후인 2007년부터 편성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도 교육청은 그동안 학부모와 전교조의 이의제기, 시정요구 등에도 '면피성' 시정 공문을 보내는 것에 그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립고의 우열반 운영 분위기에 편승, 올해 초 일부 공립고까지 편성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말썽이 일자 도 교육청은 부랴부랴 이를 무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지역 한 사립고 교장은 "교육적 논란이 있지만 평준화 상황에서 우수학생 유치, 명문대 진학 등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며 "당장 원상회복하면 지역사회에서 후유증이 적지 않은 만큼 단계적으로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우열반 편성은 엄연한 불법인 만큼 1, 2학년은 2학기부터 전면 시정하고 대학진학을 위한 3학년은 연말까지 인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08년 우열반 편성은 학생에 대한 차별적 분리교육이라며 즉각 시정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