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화여고 수학동아리 '히파티야' 회원은 평소 일반 학생이다가 매주 일요일이면 소외계층 어린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변신한다.
12일 경화여고에 따르면 히파티야(Hypatia) 회원 18명은 작년 11월부터 일요일마다 대구 달서구 두류1동 주민자치센터 뒤편의 달서육영학사를 방문해 저소득가정의 초·중학생에게 무료로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처음에는 배우는 학생이 수명에 불과했으나 '여고생 수학 선생님'의 실력이 만만찮은데다 결정적으로는 성적이 부쩍 올라간다는 입소문에 하나둘씩 학생이 늘어 지금은 19명이 수학을 공부하러 이곳에 온다.
동아리의 이름은 4세기 후반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으며 수학사에서 등장하는 최초의 여성 수학자 히파티야에서 따왔다.
이들 '여고생 선생님'은 동아리 지도를 맡은 조수원 교사(수학)의 제의에 따라 무료 과외봉사에 나서게 됐다. 달서구청에 의뢰해 수학 과외를 받을 학생을 모집하고 공부장소를 제공받는 등 본격적인 판을 벌였다.
회원들은 "처음 시작할 때는 '수능 대비에 지장이 없을까'라는 생각으로 망설임도 들었지만 한 번 참여해보니 큰 보람과 긍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히파티야의 노예솔 회장(3학년)은 "주말 아침 조금만 일찍 일어나면 이웃을 위해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어 뿌듯한 생각이 든다"며 "참여를 바라는 회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화여고의 정상모 교장은 "히파티야 회원들의 사회봉사가 지역별로 확산된다면 저소득층 자녀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 기초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지원할 예정"이라고 자랑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