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보다 하버드를 겨냥하라"(물푸레)는 상징적인 제목처럼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는 책이다. 저자인 김성혜 씨는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은 서울대는 몰라도 예일대는 알아준다. 이제 우리도 이왕이면 예일대를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라고 말한다. 이 책의 메시지는 하버드나 예일대에 들어가는 게 서울대에 들어가기보다 쉽다는 것이 아니라 들어가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평범한 아들 예일대에 보낸 주부 이야기 정직·신념·사회성 등 중시하는 명문대 밖으로 눈 돌려야 우리 교육도 치료 가능
우리의 대학입시 제도는 개인의 재능이나 능력 꿈, 이런 것과는 무관하게 진행된다. 그저 누가 제도교육에 순응했느냐 만이 중요하다. 그렇게 뽑은 학생들로 구성된 한국의 대학은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일류 대학일까. 천만의 말씀. 모두 삼류 대학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명문대학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미국의 하버드나 예일은 어떨까. 하버드나 예일이 원하는 학생은 수능 만점이 아니다. 오히려 노숙자를 위해 봉사하는 학생을 더 선호한다.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모범생 수석 바이올린 주자보다는 음악적 재능을 타고난 장래성 있는 3석 짜리 첼로 주자를 더 선호한다. 저자의 아들은 서울대에 갈 정도의 실력이나 능력은 안 됐다고 한다. 그렇지만 예일대 입학은 가능했다고 한다. 어떻게 그 것이 가능했을까. 저자는 일단 유학을 가기 위한 조건을 제시한다. 무조건 가면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준비와 자신의 자격여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솔직하고 거짓이 없는 성격을 가져야 한다. 미국의 학교에서 생활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정직성이다. 정직성에 문제가 있으면 학교생활에 문제가 생긴다. 신념도 중요하다. 부모의 신념보다는 유학 가는 학생 자신의 신념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친구들을 잘 사귀는 성격을 연마해야 한다. 미국의 학교에서는 공부보다 사회성을 중시한다. 독서를 즐겨야 한다. 선진국 교육의 기본은 폭넓은 독서와 토론이다. 또 좋아하는 운동이 있거나 미술 문학 음악 등에 재능이 있으면 좋다. 체스 만 잘해도 그곳에서는 능력으로 인정받는다. 위의 몇 가지 예만 보아도 우리하고는 너무나 다르다. 저자는 실제 자식을 미국의 대학에 보내면서 미국의 입시제도에 놀란다. 우선 아들이 고교시절 4년 동안 적은 돈을 받고 실험실 조수로 꾸준히 일 했던 사실을 예일대에서는 주목했다. 또 늘 1등을 하지는 못했지만 테니스 시합에 나가 열심히 뛰는 모습도 그들은 참작했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조기유학 과정과 미국의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해주면서 동시에 우리의 슬픈 교육 현실을 생각하게 해 준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이라 더욱 실감 있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누구든지 '이대로는 안 된다'고 외치면서도 아무런 대안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밖으로 눈을 돌릴 것을 권한다. 그래야 우리 교육도 치료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저자가 던지는 말 한 마디. "나는 우리나라 모든 대학의 전형위원들에게 이 책을 보내주고 싶다. 그러나 그래봐야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임을 나는 안다. 가정주부의 책이라고 치부해버릴 것이 뻔하다. 그러나 만약 내가 이 책을 예일대의 입학 전형위원회에 보낸다면 그들은 내가 아무리 가정주부일지라도 이 책에 깊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우리의 대학 현실과 미국을 단적으로 비교해주는 말인 것 같아 그 울림이 상당하다. “당신의 자녀도 하버드나 예일에 갈 수 있다. 서울대 보다 하버드를 겨냥하라.” /서혜정 hjkara@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