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가 서울시교육청에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잠정 유보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시교육청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돼 배경이 주목된다.
7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에 따르면 곽 당선자는 최근 시교육청이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시교육위원회에 보낸 사실을 파악하고선 "추경안 편성을 새 교육감 취임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6천억원에 달하는 추경안에는 교원 명예퇴직금, 기관운영비, 학교운영비를 비롯해 학력 신장 교육활동과 영어 공교육 내실화, 사교육비 경감 등을 위한 각종 교육사업비가 포함돼 있다.
시교육청은 이에 대해 지난 5일 긴급회의를 열어 당선자 측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 안건을 심의하는 시교육위원회에 관련 예산안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하는 긴급공문을 보냈다.
시교육청은 그러나 지난 6일 오후 다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예산안을 예정대로 추진키로 결정을 번복함에 따라 7일 오전 열린 시교위 정례회에 안건이 상정됐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추경안에는 경직성 예산이 많이 포함됐다. 지금 예산을 확보하지 않으면 차질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새로운 진보 교육감이 현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추경안부터 밀릴 수 없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의지가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추경 편성은 지방교육청과 지방의회가 다 알아서 하는 부분"이라며 관련설을 일축했다.
시교육위원들은 추경안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자 정례회 직전 모임을 갖고 "안건을 상정한 뒤 당선자 공약이 일부 반영될 수 있도록 예산안을 조정한다"는 것에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교육위원은 "시교육청이 900억~1천억원 가량 되는 특별교부금 예산을 짤 때 당선자 공약을 반영한다고 대답했다. 양측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어 그 정도 선에서 정리됐다"고 말했다.
한편 곽 당선자는 최근 시교육청이 제공한 서초구 교육연수원에 취임준비위원회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 9일까지 최대 20명이 참여하는 취임준비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인수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