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교육의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교육위원장에 일반 도의원을 선출하면서 지역 교육계가 지방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유지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도의회는 16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11명의 일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하면서 교육위원장에는 민주당 박세혁 도의원을 선출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지방교육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전체 위원 13명 가운데 교육의원이 과반인 7명을 차지하고도 위원회 운영은 일반 도의원이 사실상 주도하게 됐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및 지방자치법에 따라 연간 8조원이 넘는 예산을 포함, 경기도교육청 소관 모든 업무를 심의·의결하게 된다.
특히 조례안과 예산안 및 결산 등 9개항을 제외하고 많은 교육 사안은 이 위원회의 심의·의결이 본회의의 심의·의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된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교육위원장 선출 결과를 두고 도의회 교육의원은 물론 지역 교육계가 교육이 정치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교육계는 정당간 또는 일반 도의원과 교육의원간 이견이 있을 경우 각종 교육사안이 각 정당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결론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교육위원회에서 결정된 조례 등 교육 관련 사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경우 각 정당의 의견에 따라 뒤집힐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경기도의 지방교육은 전문성은 물론 정치적 중립성도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동안 교육행정에 대한 감시·견제 역할은 도의회도 해 왔지만 1차적으로는 정당에 소속돼 있지 않은 도 교육청내 도 교육위원회가 담당, 정치적 중립성을 어느 정도 유지해 왔다는 것이 교육계의 판단이다.
이날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교육의원들은 "앞으로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기 위해 대규모 도민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교육의원들은 "무상급식 등 공약사항 이행 등을 위해 교육위원장은 정당에서 맡아야 한다"는 민주당에 맞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고 교육 관련 사안을 전문가들의 입장에서 심도있게 검토·의결하기 위해 교육위원이 교육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최창의 교육의원은 "교육의원이 전체 도의원의 극히 일부만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위원장까지 일반 도의원이 맡게 돼 도내 교육이 정치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교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교육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 각 정당의 입장이 개입될 것이라는 우려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고, 경기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도 "교육의 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교육의원이 위원장을 맡길 희망했는데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감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세혁 교육위원장은 "지방의회도 정당정치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 도의원이 위원장을 맡을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앞으로 경기교육이 정치에 휘둘리지는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