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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사학법 개정 공방 가열

민주 "처리" 한나라 "유보" 대립
국회교육위 파행…상정도 불투명
관련 단체간 성명·광고전 치열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두고 교육계 안팎이 몸살을 앓고 있다. 국회는 국회대로 관련 단체는 단체대로 공방만 계속하고 있다.
현시점으로 보면 6월 임시국회는 물론이고 9월 정기국회 처리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4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사립학교법 개정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가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노숙시위를 벌이면서 11일 일간지 광고를 낸 데
이어 15일과 18일에는 자유시민연대와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종교계가 각각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는 광고를 내는 등 관련 단체간의 치열한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입장도 제각각이다. 민주당은 처리, 한나라당은 유보, 자민련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6월 국회에서 최소한 상정은 시키고
9월 국회를 통해 처리까지 간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상정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19일 개정을 유보하기로 당론을 확정했다. 정책위의장
주재로 열린 당 정책위·교육위 연석회의를 통해 "민주당의 개정안이 일부 단체의 주장만 수용함으로써 의료 대란과 같은 제2의 교육 대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자민련도 현재까지 절대반대 입장이다. 조부영 부총재가 "김종필 명예총재도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고 특히 학교장의 교원임명권 부여는 사립학교의 자율성을 완전히 침해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20일 열린 국회교육위에서도 여야의원들간의 첨예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오히려 파행을 모습을 보였다. 당초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으나 민주당의원들이 제출된 사립학교법을 상정시키자고 제안했고 한나라당이 일정에 잡힌 것만 하자고 응수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민주당 김덕규의원은 "제출된 법안이 몇 달째 상정조차 되고 있지 않다"며 "국론이 분열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는데 정치권이 이를 수렴해야
한다"고 제의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황우여의원은 "의료개혁과 같이 똑같은 혼란을 부를 수 있는데 제출한지 2달이 됐다고 상정해 빨리 논의하자는 것은 안된다"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황의원은 또 "정년 환원 문제는 벌써 2년을 끌고 있고 사실 그 문제부터 다루자고 주장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공동여당의 입장이
정리된 후 논의할 것을 제의했다.
민주당 설훈의원은 "한나라당이 공교육 정상화를 그렇게 외쳤으면서 법안을 상정조차 안한다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며 "이것은 법안을 아에
검토하지 않겠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현승일의원은 "현행법도 1년6개월전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인데 졸속 처리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고 같은 당 박창달의원은 "우리도 심도있게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거들었다.
설전을 거듭하던 회의는 현의원이 "상정될 필요도 가치도 없다"고 발언하면서 소동을 빚었다. 설훈의원이 "서울시교육감도 현행 법으로는 비리 사학을
척결할 방법이 없다고 국정감사에서 시인한 마당에 상정할 필요도 없다는 것은 비리 부패를 조장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맞받아쳤다. 결국
고성이 오고간 끝에 회의는 정회됐고 끝내 열리지 못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조정무의원은 당의 입장과는 달리 법안 상정을 요구하고 여야 지도부 모두를 성토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조의원은
"(한나라당이) 법안다운 법안으로 숙성될 때까지 처리를 유보하자는 것은 개정하지 말자는 것이고 여당도 그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지 않다"며
"상정조차 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임형준 limhj1@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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