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몇 달째 청문회 몸살을 앓고 있다. 김태호 총리후보를 비롯한 몇몇 장관후보들이 청문회의 관문을 넘지 못하고 낙마했으며, 얼마 전 김황식 총리도 곤욕을 치르고서야 국회의 인준을 얻었다. 지금은 김성환 외통부장관 후보가 청문회 도마 위에 올라 검증을 받고 있는데, 이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늘 도덕적 자질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인재를 선발함에 있어서 당사자가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하였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능력은 훌륭한데 도덕성에 결함이 있다면 무조건 그 인재는 버려야하는가?
옛날 전국시대에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위(衛)나라 제후의 스승이 됐다. 하루는 자사가 위나라 임금에게 구변(苟變)이라는 사람이 “전차 오백 대를 능히 지휘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추천했다. 임금은 “나는 그가 장수가 될 만한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전에 관리였을 때에 백성들의 세금을 거두면서 달걀 두 개를 착복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를 등용하지 않은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자사는 이에 “성인(聖人)이 사람을 등용하는 방법은 목수가 나무를 고르는 것과 같습니다. 장점만 취하고 단점은 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두 아름드리 나무라면 설사 몇 자가 썩어 있더라도 솜씨 좋은 목수는 절대 그 나무를 버리지 않는 법입니다. 지금 임금께서는 빈번한 전쟁의 시대에 처하여 능력있는 장수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달걀 두 개 때문에 외적을 물리칠 훌륭한 장수를 버리고 있습니다.(以二卵棄干城之將) 이 일이 이웃나라에 소문이 나면 큰일 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위후는 이 말을 듣고 절하며 “삼가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고사에서 유래한 ‘이란기간성’(二卵棄干城)이라는 성어는 바로 작은 허물 때문에 남의 능력까지 인정하지 않는 편협한 태도를 가리킨다. 이 성어는 인재 등용에 있어 능력과 도덕성의 고려는 그 기준이 현실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우리의 청문회는 ‘달걀 두 개’를 찾으려고만 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