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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생참여하면 학운위 효율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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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0.12.09 17:09:41
최근 한나라당 박보환의원이 학생을 학교운영위원회의 공식 위원으로 참여시키고, 이를 초·중·고에 전면 도입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운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학교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 그 이유다. 학운위의 결정사항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들의 의견을 반영할 통로는 일정부분 필요할 것이나, 교육을 받는 미성숙한 학생이 법적기구의 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자체는 현실적으로, 교육적으로 문제가 많다. 이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선, 초·중·고생은 교육을 통해 사물과 사안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판단의 지혜를 체득하는 시기로 이성적 판단이 성인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며, 특히 또래문화가 강해 친구(또래)를 의식한 인기성 발언과 판단을 할 우려가 매우 높다. 또 감수성이 예민하고 절제와 합리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분위기에 휩쓸려 학부모와 교사의 지도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들에게 심의와 의결의 부담을 지우고,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타당하고 가능한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시기적으로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체벌금지 등으로 학생의 권한이 강조되고 교사의 교육권과 지도권이 위축되어 학교의 혼란이 극심하고 교육의 본질이 심히 훼손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운위에까지 학생이 참여한다면, 그것도 전대미문으로 한꺼번에 모둔 학교에 도입된다면 그 갈등과 혼란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자식이나 다름없는 학생과 마주 앉는 것에 대한 부담과 가뜩이나 저조한 학부모·지역위원들의 참여율은 더 떨어져 자칫 학운위 자체가 개최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우리보다 민주주의가 훨씬 앞선 선진국에서도 왜 일부 국가만 도입하고 있는 지 곰곰이 따져봐야 할 것이다.

학생과의 소통을 통해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미증유의 위원 참여보다는 현행 학생회 등을 보다 활성화시켜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법안 발의의 이유대로 어떻게 하는 것이 학운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무엇이 학교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지 다변적이고 진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하다. 우리가 반기기만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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