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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육의 본질회복' 고민해야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교육강국이다. 기회만 있으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칭찬하는 것이 한국의 교육 아닌가. 그러나 그럴수록 우려가 앞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교육열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대학입시에 대한 열기다. 좋은 대학, 원하는 대학에 보내는 것이 교육열의 알파요, 오메가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학생과 학부모, 중․고등학교가 가지고 있는 교육열의 실체라면, 문제다.

정부는 어떤가. 지금 정부는 사교육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물론 공교육을 살리고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비정상적인 사교육 열풍은 어느 정도 잠재워야 하겠지만, 사교육 통제를 교육의 목표로 삼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은 병의 원인을 찾아 건강한 몸을 만들기보다는 병의 증세만 없애려고 하는 대증요법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전교조와 진보교육감들의 교육정책에도 문제가 있다.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에만 전념하고 있다면, 어떻게 교육의 본질에 관한 고민을 한다고 하겠는가. 무상급식이나 인권은 교육의 본질이 아닌 여건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교육이란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하면서 교육의 원천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육의 본질이란 어디까지나 ‘항존성’을 갖는 가치다. 플라톤의 표현을 빌린다면, ‘의견의 세계’가 아닌 ‘이데아의 세계’에 존재하는 가치라는 뜻이다. 교육이 시류에 따라, 이념에 따라 또는 정치권력의 취향에 따라 이리저리 흘러간다면, 어찌 항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는가.

교육의 본질이란 고대 그리스인들이 ‘파이데이아’로 불렀고 또 로마인들이 ‘에두카치오’라고 불렀던 것의 문제다. 결국 지·덕·체에 관한 것이다. 삶을 품위 있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지혜가 그 하나고, 도덕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을 함양하는 것이 또 하나며, 건강한 몸으로 살아가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마지막이다.

지금 학생들은 대학 입시에 필요한 지식만 섭취할 뿐 품위 있는 삶에 필요한 지혜는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또 우리 교육에서 ‘덕’이 실종 된 지 오래다. 덕은 칭송의 대상이 아니라 비아냥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준칙도 어느덧 생소한 것이 됐다.

지금이야말로 시류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항존성을 갖는 교육의 본질을 찾아야 할 때다. 정처 없이 흘러가는 배를 방불케 하는 우리 교육 현실에서 교육의 본질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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