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감정적 평가로 교사를 벼랑 끝으로 내몰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떤 교사가 학생들에 대해 소신 있는 생활지도를 할 수 있겠습니까”
2010년 교원평가 결과에 따라 장·단기 연수대상자를 선정했지만 제도와 운영상에 허점투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수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서울지역 교사 A씨의 사례를 들어봤다.
교원평가 장기연수 실시계획에 따르면 동료교원평가 2.5 미만 또는 학생만족도조사 2.0 미만을 받을 경우 심의대상이 된다.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각종 표창경력도 많다는 A씨는 “동료평가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도 학생평가에서 2점 이하의 점수를 받아 연수를 받게 됐다”며, “이런 식의 평가로는 수업능력보다 인기영합적 교사를 양산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중등교원 대상자들의 경우 절반 이상이 중3·고3 담당 교사 혹은 학생부 교사들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감정적이고 무성의한 평가를 한 결과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A교사는 형식적인 소명절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해당 교사들은 소명자료 제출 마감 하루 전에야 대상자임을 통보받았다”면서 “나처럼 소명을 거쳐 단기연수자로 조정되기도 했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한 교사들은 제대로 된 소명절차조차 밟을 수 없었고 2차 소명절차에서도 서면 외 구두진술 시간을 5분으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장기연수 대상교사들은 동·하계방학 각 1개월 120시간을 포함해 학기중 4개월 등 총 6개월의 직무연수를 받도록 돼있다.
A교사는 “이미지 메이킹, 건강관리, 상담사례 등으로 이뤄진 연수프로그램은 현장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시간떼우기식 연수에 불과했다”며 “실질적인 연수가 되기 위해서는 전공별 교육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장기연수 교원의 경우 학기 중 받아야 하는 4개월 직무연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구체적 안내를 받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연수시간에는 사전안내 없이 교실에 CCTV를 설치해놓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던 사실이 발견돼 참석교사들이 항의한 후에야 해명을 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고 설명키도 했다.
연수 대상교사들은 현재 교원평가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국교원평가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올해부터 실시되는 성찰교실 참여 학생들은 교원평가자에서 제외하고, 무능력 교사라는 인식을 주는 ‘교원능력개발 직무연수’의 명칭 변경, 평가문항 재설정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