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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 편만 심겠다는 서울교육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2개 분야의 정책자문위원회를 설치·운영하기 위해 지난 2월 25일 ‘서울교육정책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 조례안은 교육정책자문위원회의 위원 전원을 해당 분야 전문가나 학계, 시민단체 인사로 100%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곽노현 교육감이 2011년 신년사에서도 밝혔던 ‘교육행정에 학부모와 서울시민의 실질적인 참여를 확대’하는 의도와도 맥이 닿아있다.

이와 같은 의도로 교육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것이라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 교육정책 수립과정상의 시민 참여를 보장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된다면 서울 교육행정의 발전에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3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곽 교육감이 시교육청 주요 간부들과 산하기관장이 참석한 서울교육협의회 월례회의에서 “교육청의 정책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인사들은 참여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역대 교육감 중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시민과의 소통, 참여 확대를 강조하던 곽노현 교육감이 공식석상에서 새롭게 출범하는 교육정책자문위원회의 인사를 자기 사람으로 채우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여지를 남긴 것이다.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대해 다양한 구성원의 시각을 전달하고 해당 정책의 장점은 물론 단점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지적을 해야 하는 자문위원회를 교육감의 정책에 찬성하는 사람들로만 구성할 경우 나타날 정책 독재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첨예한 입장으로 대립되는 무자격 내부형 교장공모제, 학생체벌 전면금지 등에 대해 반대하는 불편한 소리에는 귀를 닫으면서도 대외적으로는 각계의 시민인사들이 참여한 정책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추진한 것이라는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

국민들은 상명하달식 관치정책에서 벗어나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교육 본질적 시각에서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 추진할 것을 기대하고 민선교육감을 뽑은 것이다. 곽노현 교육감은 민의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정책자문위원의 선정에 있어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해, 듣기 좋은 의견뿐 아니라 때론 쓰디쓴, 비판적인 의견도 수용하는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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