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일방행정에 반대 시위해 관철

5일 한국교총과의 MOU 체결을 위해 방한한 인도네시아 교원연합회(PGRI : Persatuan Guru Rebublik Indonesia) 수리스티요 수위토 아트모레조 회장(
사진)을 만나 인도네시아 교육과 교원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인도네시아 국회 상원의원인 수리스티요 회장은 교원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이번 MOU 체결을 통해 PGRI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교원연수 프로그램이라고 들었다. 교원 연수는 어떻게 하고 있나.
“현직 교사들의 지속적인 전문성 계발을 위해 과목별 교사 포럼 활성화, 교육품질 인증협회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교원 양성 기관에서도 현직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을 돕기 위한 단기과정 및 학위 과정 등을 제공하고 있다. 뛰어난 교사들은 사범교육 기관의 강사로 초빙되기도 한다. 내 경우에도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사대에서 공부한 후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현재 대학 강사가 됐다.”
- 정부 예산의 20%를 교육에 할당되도록 한 인도네시아 헌법에 대해 지난 2006년 PGRI는 현행 10% 이하의 교육예산이 헌법에 위배한다는 재판에서 승소한 바 있다. 이후 교육예산이 늘었나.
“2006년 이후 교육예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증액된 교육예산은 학교 시설, 무상 의무교육, 빈곤층 교육 등 공교육 발전을 위해 쓰이고 있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의 무상 의무교육은 원칙적으로는 초등학교(6세)부터 중학교 과정까지 9년으로 돼있다. 그러나 실제로 완전 무상교육은 아니고 정부에서 최소 금액을 부담하고 부모가 나머지를 부담하는 구조다. 그나마 고등학교 진학률은 80% 정도인 데 반해 엄청나게 높은 학비 탓에 대학 진학률은 17% 수준이다.”
- 초·중등 교원 양성은 어떻게 하고 있나.
“2005년 이전에는 고등학교 졸업 후 2년짜리 과정을 이수하면 교원이 될 수 있었다. 이후 ‘2005 교원법’에 의거,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년 과정의 교원 양성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교직은 2005년 정부규정 19항에 따라 전문직으로 인정됐고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사학위를 받은 후 학교 현장에서 과목별로 구체적인 교수법, 집중 수업 훈련을 포함한 워크숍 과정 등 36~40학점의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밟아야 한다. 지금은 비자격 교원들이 계속해서 교육프로그램을 밟고 있는 과도기 상태이며,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 완전히 도입되는 것은 2012년경을 예상하고 있다.”
- 인도네시아 교원들의 처우는 어떤가.
“유자격 교사가 요구되면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사 이상의 학력이 필요해졌다. 상향된 자격에 따라 보수 인상이 요구돼 기본급은 그대로지만 각종 수당이 신설됨에 따라 처우가 좋아졌다. 지금은 의사 다음으로 선호하는 직업이 교사가 됐다. 참고로 헌법상에 명시된 정부예산의 20%를 교육예산으로 반영하도록 했지만 여기에 교원 보수는 포함돼 있지 않다.”
- 인도네시아 학생들의 학력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인도네시아에서는 학생의 성적표를 모아 한권의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이 포트폴리오를 통해 개개인의 성적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생의 학업 향상, 장단점, 태도 등 각 방면을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생의 학업 이력을 추적하는 동시에 잠재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 가장 뜨거운 교육 이슈는 무엇인가.
“작년 초, 정부가 행정체제 개혁을 위해 교육부 구조 개편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5년간 교원 전문성·복지·교권 향상에서 큰 성과를 거뒀던 ‘교직원 자질향상국’을 폐지키로 했다. PGRI는 폐지 무효화를 요구하며 즉각 협상에 나섰으나 결국 해당부서는 사라졌다. 교육부와의 소통이 부재한 상황에서 PGRI는 지난 5월, 2회에 걸쳐 교원 3만명이 참여한 시위를 벌이는 한편 국회 내 정당들과 연락을 취해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결국 교육부 협상을 통해 ‘교원 자원계발 및 자질인증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작년 12월 2일 PGRI 기념일인 인도네시아 스승의 날을 기념하며 협의체를 발족했다. 교원 전문성 계발을 위해 기존 부서 대신 협의체가 생기게 된 것이다.”
- 인도네시아 교원들의 정치적 참여는 어떤가.
“PGRI는 독립성을 고수하며 특정 정당 지지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원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나 역시 어느 정당에도 소속돼 있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200만표를 끌어냈다. 의원 출마도 PGRI의 전략 중 하나이며, 각종 법규 제정 및 정책 입안에서 교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PGRI는 교원들의 활동에서 정치적 입장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참여를 통해 인도네시아 교원들의 전문성, 복지, 교권 수호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