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전공 공부나 수업 준비를 충실히 하지 않고 수업 시간에도 수동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수업 이외 동아리 활동이나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대학교육이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학 교육의 질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런 결과는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6월14일~7월2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 50개 4년제 대학 재학생 20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26일 공개한 '한국 대학생의 학습과정 분석연구' 연구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조사결과 1주일에 전공 관련 공부를 하는 시간이 2~4시간이라는 대학생이 15.1%로 가장 많았고 8~10시간이라는 응답이 14.7%, 4~6시간이라는 응답이 14.3% 등 순이다.
전공외 학습시간에 대해서도 4~6시간이라는 응답이 15.8%로 가장 많았고 '30분 이하'라는 응답이 15.6%로 두번째였으며 다음이 2~4시간(14.5%), 1~2시간(11.8%) 순이다.
수업준비 실태를 물었더니 '읽기나 숙제를 다 마치고 수업에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거의 안한다'(19.2%), '가끔 한다'(45.4%)는 비율이 대다수였고 '자주한다'(27.7%), '매우 자주한다'(7.7%)는 응답 비율이 낮았다.
수업 중 질문을 하느냐는 설문에도 '거의 안한다'(22.9%), '가끔한다'(47.4%)가 대부분이었고 '자주' 및 '매우 자주'라는 응답 비율이 29.7%였다.
반면 노트 필기를 자주한다는 응답은 '자주'(36.1%)와 '매우 자주(38.6%)'가 대다수여서 학생들이 노트 필기를 하는 수동적인 방식으로는 수업에 참여하지만 질문을 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는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수와 대학생의 상호작용도 저조했다. 수강신청에 대해 교수와 의논하느냐는 질문에 '거의 안한다'의 비율이 62.9%로 가장 많았고 수업 내용 및 과제에 대해 교수와 의논하느냐는 질문에도 '거의 안함'(39.1%)과 '가끔'(40.6%)이 대다수였다.
시험 및 성적에 대해 교수와 의논하는 비율은 '거의 안함'(40.6%), '가끔'(41.3%)이 많았고 진로에 대해 교수와 의논하는 비율도 '거의 안함'(41.3%), '가끔'(38.2%)이 절대다수였다.
도서관 이용 횟수에 대한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11.1%가 '거의 안함'이라고 답했고 39.5%가 '가끔'이라고 답하는 등 50.6%가 도서관을 자주 찾지 않았으며 '매우 자주'라고 답한 학생은 15.9%, '자주'라고 답한 학생은 33.4%였다.
수업과 관련해 읽은 교재 수(책 한권 분량기준)에 대해서는 1~4편이라는 응답자가 54.2%로 가장 많았고, 5~10편이 29.9%였으나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수업과 관련없이 읽은 도서 수는 52.7%가 1~4권이라고 답했으나 한 권도 없다는 응답이 10.6%로 10명 중 1명은 수업과 관련없는 책은 전혀 안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의 공부 이외 활동도 활발하지 않았다. 응답자의 43%가 동아리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며 53.7%가 학생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를 하거나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하느냐는 질문에도 49.9%가 거의 안한다고 답했다.
어학연수에 참여한 적이 있거나 참여 중이라는 응답은 8.6%에 불과했고 교환학생에 참여하거나(2.7%), 국내 인턴십(3.7%), 해외인턴십(1.6%)에 참여한 비율도 매우 낮은 등 대학생의 90% 이상은 대외활동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상위권 대학과 전체 대학의 일반적인 상황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학생은 수도권 소재 대학 재학생 729명, 비수도권 소재 대학 재학생 1290명이고 국공립대 재학생이 483명, 사립대 재학생이 1526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는 규모가 작지만 한국 대학생들의 학습 경험과 학습과정 실태를 제한적 수준에서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며 "대학 생활을 중고교 생활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자율과 책임인데 한국 대학생은 비참여적이며 수동적인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