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일정 소득계층 자녀의 교육지원 정책을 최근 폐지한 것과 관련해 15세 남학생이 정치가 뺨치는 언변으로 쓴소리를 해 참가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26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조 코튼 군은 전날 해러게이트에서 열린 전국교사노조(NUT) 회의에서 "정부는 교육유지수당(EMA)이 쓸모없고 사치스런 정책이라 생각하지만 저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요크셔 칼더고등학교에 다니는 코튼 군은 이날 초청연설에서 "저뿐 아니라 영국을 이끄는 경제학자 10명 중 아무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EMA 제도는 16~18세 학생이 안정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매주 30파운드(약 5만3000원)를 지원하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오는 9월부터 신규 신청자에게 이를 적용하지 않고, 무료 학교급식 대상자에게 더욱 제한된 학비 보조금 제도를 도입해 4억 파운드를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모와 함께 NUT 회의장에 온 코튼 군은 "만약 어떤 학생이 집안의 소득 때문에 공부을 계속할 수 없다면 정부는 교육의 기본권을 옹호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마이클 고브 교육장관이 빵과 버스 승차권, 교과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다고 생각하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코튼 군은 "만약 당신들이 제 세대가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집에 돌아가 중등교육 평가시험(GCSE) 공부를 할 것을 약속한다"고 끝을 맺었다.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는 코튼 군은 연설이 끝난 뒤 정치가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이전에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코튼 군의 연설이 관심을 끄는 것은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이 이와 거의 비슷한 16세의 나이에 1977년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해 이름을 알렸고 그 또한 요크셔 지역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NUT와 대학노조(UCU)가 벌인 설문조사 결과 대학 세 곳 중 두 곳은 이 수당의 폐지로 대학 신입생 모집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의 96%는 정부의 예산 감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절반 가량은 개설과목을 줄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네 곳 중 세 곳은 교사진을 감축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