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승의 날, 교문을 활짝 열고 학교별 기념행사를 통해 당당히 사제간의 정을 나눕시다.’ 지난 달 22일, 교총 대의원회 결의사항이다. 매년 다가오는 스승의 날이지만 이번 교총 대의원회의 결의는 큰 의미를 지닌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연중행사로 일부의 촌지수수 사례가 언론을 통해 사회문제가 되고, 교직사회에 대한 비판이 집중되자 그동안 일선 학교에선 스승의 날에 재량 휴업하거나 기념식을 생략했고 학부모의 출입을 막기 위해 교문을 걸어 잠그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무분별한 교육정책에 대한 일선의 침체된 정서와 교육 비리의 여파로 스승의 날 기념식조차 치르지 못했던 아픔이 있다. 생일날 스스로 집 대문을 걸어 잠그고, 생일상을 차리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이제 교직사회는 이러한 패배주의와 사회의 눈치와 결별할 때가 됐다. 일부의 스승의 날 폐지와 2월로 옮기자는 주장을 우리 스스로 단호히 거부하고 당당하게 사회에 ‘나는 스승이다’라고 크게 외칠 때가 되었다.
자긍심과 자부심을 동시에 갖고 사랑하는 제자들과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축제를 스스로 마련하자. 사회의 일부 따가운 시선을 우리 스스로의 떳떳한 행동으로 불식시키고, 이번 스승의 날을 교육의 중요성과 스승 공경 풍토 확산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주장은 교총이 올해를 ‘교육본질과 정체성 회복 원년’으로 삼자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이번 스승의 날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존경과 사랑이 넘치는 학교 단위 스승의 날 행사 개최, 사제간 편지쓰기 캠페인, 3대 이상 교육명가 및 6인 이상 교육가족 찾기, 교육 미담 사례 발굴, 교육현장 디카 사진 공모전 등 다채로운 행사가 교총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교과부의 미담사례 공모, 경기교육청의 선생님 존경 캠페인 전개, 대구교육청의 학교별 스승의 날 개최 권고, 대한적십자사의 '참 스승을 찾아라' 포토에세이 공모전 개최 등 교육계 내외에서 바람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교직 사회는 학교현장과 괴리된 정책의 남발과 따가운 사회의 시각으로 어깨가 처지고 한숨이 깊어진 바 있다. 이제 이러한 섭섭함과 어려움을 훌훌 털고 제자들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고, 교육자로서의 큰 걸음을 내디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