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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한완상 부총리 인터뷰

"7.20 계획 실현가능성 높다"

7차교육과정은 '참교육'하자는 것
입시교육하면 자립형사립고 해제
교원성과급 가을엔 결정 날 것
'인적자원정책위'가 초정권적 기구

교육부는 최근 교원정원 2만3600명을 향후 2년안에 증원하는 등 획기적 내용을 담은 `교육
여건 개선 추진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3년여의 진통과정을 거친 `교직발전 종합방안'도 확정
발표했다. 지난 1월말 취임, 6개월 여의 `수습과정'을 마친 한완상 부총리를 만나 교육현안
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을 들어봤다.

― 지난 7월 20일 발표한 `교육여건개선 추진계획'은 정원 증원이나 교실증축, 국립대 교수
증원 등 괄목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추진배경과 취지 등을 설명해 주십시오.
"한마디로 `교육여건 개선 추진계획'은 교육사에 남을 기념비적 개선책이라 생각합니다.
현 교육체계는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의 패러다임에 맞지 않기 때문에 `공교육 위기'란 말까
지 나왔다고 봐요. 이 같은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체제를 만들어야 합
니다. 즉 물리적 여건과 교육내용, 인적자원 등 3가지 요소가 함께 혁신돼야 하지요. 내용
혁신의 핵심인 7차 교육과정은 도입되고 있는데 반해 물적, 인적 여건은 구비되지 못한 점
은 정부도 인정합니다. IMF사태 등 돌발 변수도 있었지만 이번 교육여건 개선 추진계획은
물적, 인적여건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의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청사진 아니냐'는 의구심을 교육계는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정부에 대해 신뢰감을 갖고있지 않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말해 믿으셔도 됩니다. 교육여건 개선사업에 투자되는 소요예산은 모두 16조
5596억원입니다. 이중 12조3200억은 지난해 개정된 지방교육 재정교부금법과 교육세법 등으
로 확보된 것이고 나머지 4조2396억도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이 돈을 3년 분할하면 1년에
1조3∼4000억쯤 추가 소요됩니다. 해마다 5∼6%가량의 교육예산이 증가하는 셈인데, 정부의
균형예산 틀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청와대 보고 당일, 김대
중 대통령도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니 만큼 관계부처 장관들이 협조해 실천하도록 하고 수
시로 추진상황을 보고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날 발표가 교육부의 희
망사항이 아닌, 관계부처와 당정 논의과정을 거친 확정안이란 점입니다."

―7차교육과정 도입을 반대해온 교직단체들의 반응에 관심이 쏠립니다. 교원들의 주요 반대
이유가 교사 부족, 교육시설 불비 등 교육여건 문제였으니까요.
"교직단체들의 공식반응은 아직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정부의 충
정을 교직단체들도 이해하리라 봅니다. 향후 2년간 2만3600명의 초·중등 교원이 증원되면
학급당 학생이 35명대로 떨어집니다. 이 것은 단순한 인프라 구축 뿐 아니라 교사와 학생간
의 질적 관계변화를 말합니다. 암기식, 권위주의식 교육체계에서 토론식, 창의적 관계로 바
뀌는 변화는 교원들이 그동안 주장해온 바라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들이 더 관심을 갖는 사안은 수능이나 대학입시제도의 개선입니다.
"7차 교육과정과 대입시제도는 불가피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2002년 대입시제도안과 현재
중학생에 적용될 2005년 대입시제를 연계해 새로운 개선안을 12월에 발표할 계획입니다. 아
직 최종 확정된 것은 없으며 다만 이런 식으로 고치겠다는 내용을 이번에 발표한 것입니
다."

―3년여의 산고 끝에 `교직발전 종합방안'이 발표됐습니다만 일선 교육계는 기대이하란 반
응입니다.
"너무 오랜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 언론에 계속 보도돼 김이 빠진 감이 있지만, 교사들의
사기앙양이나 능력제고를 위해 상당히 고민해 성안된 내용입니다."

―장기 검토과제로 분류된 수석교사제의 경우 김 대통령도 도입을 약속했고 정부에서도 수
차례 도입을 추진한 사안입니다.
"잘 아는 것처럼 현재 교원노조가 반대하고 있고 연간 1000억 정도의 예산이 드는 것이
장애요인입니다. 좀 더 여론수렴을 해야할 사안이란 점을 이해해 주십시오."

―교원노조가 수석교사제를 반대하는 이유중 하나가 교장선출보직제와 상충된다는 점입니
다. 교장선출보직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보통교육 수준에서 학교장을 직접 선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학교가 정치의
장이 되고 교직사회가 분열될 우려가 큽니다. 대학총장의 직선제와는 다르다고 봅니다. 현행
법상 교수는 정당에 가입하고 학생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고 있는 성인이기 때문에 초·
중등학교와는 다르지요. 따라서 현재와 같은 자격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봅니다. 덧붙이고 싶
은 것은 일선학교의 민주화를 위해서 학교운영위원회를 더욱 활성화해야 합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교원성과급제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당초의 정부안인 하위 30% 미지급 방침은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에 지급유보를 결정
했지요. 그 동안 성과급제도 개선위를 구성, 4차례 회동했는데 교원노조가 반대하고 있어 지
급이 유보되고 있는 점은 잘 알고있으리라 봅니다. 교총이 중심이 돼 합의를 이끌어내면 가
을쯤 성사되리라 봅니다."

―귀족학교의 태동이란 비판을 받는 자립형사립고에 대한 정부 입장은 확고합니까.
"30여개 정도의 실험학교를 내년에 운영하려고 합니다. 건학이념이나 프로그램, 재정자립
도 등 조건을 따져 지정하고 평가를 통해 문제있는 학교는 해제할 겁니다. 등록금은 일반고
의 3배정도, 재학생의 15%에게는 장학금을 의무적으로 지급토록 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명
문사학은 공립학교보다 최고 100배정도 높은 등록금을 받습니다. 이밖에 학생선발시 지필고
사를 실시하지 않게 하거나 법인전입금의 의무화 등을 통해 귀족학교의 우려를 불식시키겠
습니다."

―최근 한국교총이 주장하고 있는 초정권적 교육기구 설립안은 어떻게 보십니까.
"교육은 정권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따라서 교육기구는 반드시 초정권·초정당적으로 유
지돼야 합니다. 현재의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같은 것이 이와 유사한 기구라고 보여집니
다. 이것을 정부가 정치 중립적으로 활용하면 교총이 주장하는 초정당적 교육기구가 될 것
같습니다."

― 취임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간의 재임기간을 자평하신다면.
"교육정책은 모든 국민의 1차 관심사안입니다. 정책 하나하나에 찬반의견이 충돌하는 것
을 보면서 참으로 어렵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나는 교육정책의 기준이 '우리의 후손
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할 수 있는가, 희망을 줄 수 있는가' 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7·20 교육개선책' 도 그런 관점에서 이해해 주셨으며 합니다. 또 하나, 취임 당시부터 밝혔
던 예측과 실현 가능한 정책만 힘써 추진할 것입니다. 후세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하겠습니
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만난이 : 박남화 편집부장 겸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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