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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교사病’에 시달리는 교단

태반이 성대결절 경험…하지정맥류 일반인의 7배


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 항상 목을 많이 써야 하고, 수업 시간 내내 서서 일하기 때문에 특히 성대 결절, 하지정맥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교사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이런 특정 질병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도 이뤄지지 않을 뿐 아니라 직업병으로 인정받아 재해보상을 받는 경우도 드물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기 용인 남사중 강은이(35) 교사는 99년 교사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고질적인 성대결절로 고생하고 있다. 성대 파열 직전까지 악화돼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을 때는 수업 진행이 힘든 것은 물론이고 가족들과 대화도 할 수 없어 일상생활도 어려워진다. 문제는 강 교사 외에도 주변에 성대 결절로 고생하는 교사가 많다는 것이다.

강 교사는 “남사중 교사 11명 중 목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은 교사가 단 한 명 도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교사들이 성대 결절로 고생하고 있다”고 했다.

충남 서령중 신동수(55) 교사는 서령고 동료 교사의 다리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하지정맥류 4기처럼 보여 남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신 교사는 7~8년 전 하지정맥류 증상이 나타나 3년 전 수술을 받았다. 막상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고 보니 주변에 같은 질병으로 고생하는 교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성대결절과 하지정맥류는 특히 다른 직업군보다 교사에게 월등히 많은 질병이다. 성대결절의 경우 목을 많이 쓰는 가수와 교사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가수 결절(singer's nodule) 또는 교사 결절(teacher’s nodule)로도 불릴 정도.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성대결절 질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직업 중에 교육직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인구 10만명 당 男 525명 女 1535명)

하지정맥류는 교사 직업군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2002년 하지정맥류 전문 치료 병원인 서울 강남연세 흉부외과, 부산 김창수 의원, 천안 고종관 의원 등 세 곳에서 조사한 결과 하지정맥류는 교사, 백화점 판매원, 간호사, 외과의사, 스튜어디스 등 직업적으로 오래 서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반인에 비해 유병률이 7배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항병원 하지정맥류클리닉 김해균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일반인의 경우보다 교사와 같이 오래 서 있는 직업군은 유병률이 높다”면서 “교사의 근무여건과 하지정맥류 발병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지난해 하지정맥류, 성대결절 등 교직원에게 빈번히 발병하는 7대 질병을 집중 보장하는 보험을 내놨을 정도다.

하지만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보상받을 길은 아직도 요원하다. 한국교총이 매해 교과부와의 교섭에서 하지정맥류를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고,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는 경우도 드물어 재해보상을 받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의 재해보상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관계자는 “성대결절 등의 질병이 심한 경우 공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명확하게 공무가 원인이 된 질병인지 인과관계를 증명하기가 어렵고 많은 항목의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입증하기가 다소 힘든 것이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은이 교사는 “많은 교사들이 고통 받고 있는 질병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직업병으로 인정이 어려워 재해보상이 힘들다면 수업시수를 줄여주는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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