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상희 의원(전 과기처장관)은 11∼12일 한국교총 임·직원연수회에서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따른 교육 패러다임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자율과 창의성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자율과 창의성 개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 문을 연 이 의원은 두 가지 사례를 증거로 제시했다. 그는 먼저 정보화 사회를 이끄는 도시는 깨끗하고 질서정연한 동경이 아니라 아수라장인 뉴욕임을 들었다. 또 하나의 사례로 그는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이 미국인과 미국 국민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우화적으로 설명해 폭소와 함께 공감을 자아냈다.
그는 원초적 자율성과 원초적 창의성이 무엇인지를 묻고 여러분들은 매를 들고 남녀관계를 잘 하라고 족치면 잘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신생아가 창조되려면 원초적 자율성이 전제임을 강조했다. 바로 이 같은 원리를 국민들에게 교육하고 경제 부흥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클린턴이 원치 않는(?) 스캔들을 일으켰고 1년 이상 매스컴에 보도되도록 했다는 미국 지식인들 사이의 우스개 소리를 소개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을 이러한 클린턴의 행위도 과거의 잣대로 보면 본인의 진술대로 `부적절한 관계'라는 점이다. 이 의원은 "우리의 잣대는 보통 과거의 잣대일 수밖에 없는데 미래 예측 없이 과거의 잣대를 갖고 미래를 준비하면 실패한다"며 "특히 미래지향적 특성이 강한 교육부문에서 개혁의 방향이 미래 예측 보다 인기 위주로 흐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 수상 토니 블레어의 공약이 첫째 창의성을 위해 외우는 과목은 줄이고 수학과 과학 수업은 확대, 둘째 전자상거래, 전자정부 등 사회 전분야의 정보화 지원, 셋째 국가사회 전체를 교육의 장으로 한다(국민은 죽을 때까지 학생)는 것이었다며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 개혁 방향으로 소개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눈부시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데 이에 과거의 잣대로만 대응하고 있어 `경제 IMF' 보다 더 무서운 `교육 IMF'가 초래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사회 전체가 갈등 구조에 빠져 세계 변화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전문기관들이 예측하는 대로 미래 사회에서의 교육은 초등학교와 유치원 교육 단계에서는 여전히 수월성 교육보다 평등교육과 인성교육이 중시되지만 중등교육 이상 단계에서는 시장경제 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런 관점에서 자립형 사립고 도입은 때늦은 감이 있고 최근 이를 놓고 과거의 잣대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 교육이 교육의 시장경제 추세를 리드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와 관련 한 권위 있는 컨설팅 회사는 향후 10년간 미래 산업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로 교육과 오락이 혼합한 이러닝(e-learning)을 꼽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스티스를 만나는 것 보다 더 즐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출현할 날이 멀지 않다고 내다봤다. 또 그는 미래사회에서의 전문직은 정년퇴직이 아닌 `정능퇴직'이 보편화 될 것이라며 월급의 4분의 1 정도를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쓰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하나의 태양으로 낮은 밝지만 뭇별로 가득한 밤은 어둡다' `풍어 수확의 기쁨을 맛보려면 어장을 보는 혜안이 있어야지 선원들만 족친다고 되느냐' 면서 인재 양성과 미래 예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세계적인 경쟁체제를 리드하기 위해 한국교총이 한국교육의 방향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