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기업 수익성을 주가 상승의 기반으로 하므로 기업이 어려우면 주가는 오르기 어렵다. 이처럼 주가가 오를 기반이 허약할 때는 시중 자금이 넉넉할 때 저금리를 배경으로 증시로 흘러들 수 있는 자금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보통 주가는 금리(이자율)와 반대 방향으로, 시중 통화량과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금융이 완화되어 금융기관 등 시중에 자금이 넉넉할 때는 금리가 떨어진다. 시중에 돈은 넉넉히 있는데 금리가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은행 예금 등으로 얻는 이자에 만족하지 못해 다소간 손실 위험성이 있더라도 수익성이 좋은 재테크를 찾게 된다. 그래서 주식 시장으로 흘러드는 자금이 늘어난다. 증시로 흘러드는 투자 자금이 늘면 그만큼 주가도 오르기 쉽다.
만약 거꾸로 금융기관과 기업, 가계에 공급되는 자금은 넉넉하지 않은데 자금 수요는 상대적으로 많다면 금리가 오른다.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은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괜찮은 수준의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예금 등 금융상품을 선호하게 된다.
기업은 금리가 오르면 부채 부담이 늘고 자금 여유가 없어져 투자에 적극 나서기 어렵다보니 이익이 줄어든다.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파는 기업도 많아진다. 평소 본업 외에 기관투자가로서 주식투자도 하는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도 시중에 자금이 부족해지면 증시에 자금을 돌릴 여유가 없어진다. 이런 모든 일들이 결과적으로 증시로 흘러드는 투자 자금을 줄이고, 주가를 떨어뜨린다.
98년 6월말부터 99년 5월말까지 국내 증시를 대상으로 금리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니 금리가 1% 떨어지면 주가는 0.9% 오르는 식으로 매우 뚜렷한 반비례 관계가 나타났다.
그런데 요즘처럼 금리와 주가가 다 같이 낮은 경우는 왜 그런가. 경기 탓이다. 경기가 현재 좋지 않은 데다, 금명간 좋아지리라는 전망도 약할 때는 기업들이 돈을 못 벌고 미래 수익을 위해 여유 돈을 투자하기도 꺼린다. 증시는 기업들의 수익성을 주가 상승의 기반으로 하는데 기업이 어려우면 주가는 오르기 어렵다. 이처럼 주가가 오를 기반이 허약할 때는 시중 자금이 넉넉할 때 저금리를 배경으로 증시로 흘러들 수 있는 자금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