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꾹새를 가리켜 포곡새 또는 포복새라고 하는 지방도 있다고 합니다. 이 울음소리에 얽힌 이야기는 두 형제의 이야기입니다.
옛날 어느 곳에 부모님을 일찍 여읜 형제가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형은 돌림병 끝에 눈이 멀어 앞을 볼 수 없었고, 동생은 제대로 먹지 못해 몸이 몹시 약했습니다. 그래도 동생은 마을을 다니며 먹을 것을 구해 집에만 있는 형을 봉양했습니다.
어느 해, 심한 흉년이 들어서 먹을 것을 매우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동생은 주린 배를 참고 먹을 것을 구해 와서 형을 굶지 않게 했습니다.
“넌 왜 먹지 않니?”
형은 먹을 것을 구해 오기만 하고 먹지는 않는 동생을 이상하게 여기며 물었습니다.
망설인 끝에 동생이 대답하였습니다.
“응, 나는 건넛마을 잔칫집에서 많이 먹었어.”
“이상하다. 그 마을에는 매일 잔치가 열리느냐?”
“응.”
“그렇다면 어디 네 팔을 한 번 만져보자. 많이 먹었다면 팔도 굵을 테지?”
순간, 동생은 움찔하였습니다. 그래서 동생은 얼른 제 다리를 내밀었습니다. 자기 팔이 가느다란 줄 알면 형이 크게 걱정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런데 형은 동생의 다리를 만지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니, 이 녀석 봐라. 팔이 거의 내 다리만큼이나 굵네. 이 나쁜 놈, 정말 자기만 많이 먹고 나에게는 부스러기나 갖다 줬구나.’
이렇게 생각한 형이 동생을 닦달했습니다.
“그럼, 너 내일 나하고 같이 건넛마을로 가자.”
형이 따라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안 돼, 형은 힘들어서 고개를 넘지 못할 거야. 그리고 내일은 잔치가 없어.”
동생은 음식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형이 알게 되면 미안해할까 둘러댔습니다.
‘아니, 요것 봐라. 뭔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해.’
그런 생각이 들자 형은 욱하는 마음으로 동생의 목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아무 것도 먹지 못해 힘이 없었던 동생은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한 번도 몸부림치지 않고 재가 내려앉듯 사그라지고 말았습니다. 한참을 지나도 동생이 아무런 기척도 내지 않자 형은 더듬더듬 동생을 만져봤습니다.
‘아니, 내 동생 팔이 이렇게 가늘 수가! 아까 만진 것은 동생의 다리였구나. 아아! 내가 동생을…….’
형은 땅을 치며 통곡했지만 한 번 떠난 동생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형도 동생을 부여안고 울고 울다가 함께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 뒤 두 형제는 뻐꾸기가 됐는데 봄철이면 앞산 뒷산에서 서로를 애타게 불러댄다고 합니다.이때 동생은 ‘포곡포곡’ 울고, 형은 ‘포복포복’ 운다고 합니다.
‘포곡포곡’은 ‘뿌릴 포(布)’와 ‘곡식 곡(穀)’을 써 이 새가 울 무렵에 얼른 씨앗을 뿌리라는 소리라고 봤고, ‘포복포복’은 ‘배부를 포(飽)’와 ‘배 복(腹)’을 써서 “내가 다음에는 너를 배부르게 해 주마.” 하는 소리로 봤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형의 모습은 바로 누구의 모습일까요?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조금 더 가지려다가 끝내는 슬픈 끝을 맞고야 마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