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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생에 부끄럽지 않은 국회 되길

여야는 9일, 국회를 열어 18개 상임위와 특별위 위원장단을 선출하고 상임위 구성을 완료했다. 19대 국회 임기 시작 한 달이 지나 열리는 지각국회를 보는 국민과 교육계의 시각은 매우 차갑다.

여야 정치권은 이런 민심을 의식하고 지난 18대 국회에서 보여준 부끄러운 모습을 일소해야 한다. 여야가 공히 국민에게 약속한 상생국회, 일하는 국회를 스스로 만들고 보여줘야 하는 과제가 19대 국회에 있다.
 
포퓰리즘 교육정책 남발 말아야
 
특히 4년 동안 대한민국 교육·과학 관련 법안과 예산심의를 다룰 국회 교과위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교과위는 대한민국 국회가 ‘교육국회’가 될 수 있도록 교육소관 상임위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 ‘교육국회’의 의미는 다양지만,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국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최루탄 투척, 해머와 전기톱, 소화기 등장 등 국회폭력을 바라본 학생 앞에서 어떻게 교원들이 민주주의의 원리인 대화와 타협, 다수결의 원칙을 교육할 수 있겠는가? 1985년 ‘사회는 교실이다’라는 교육주간 주제처럼, 학생 교육은 단지 교실과 교과서 내용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인터넷, SNS, 스마트폰, 언론매체 등을 통해 요즘 학생들은 사회의 모습을 즉각적으로 접한다. 국민대의기관인 국회의 폭력·폭언 등 비교육적 모습이 생생하게 청소년들에게 전해질 때 인성교육, 상대방에 대한 배려, 학교폭력 근절이라는 사회적 요구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 국회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야간의 다툼과 이견은 무조건적인 반대로 인한 충돌과 물리적 힘의 대결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논의하고 또 논의해 최선을 다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

둘째, 제19대 국회는 대한민국 미래의 희망인 교육에 대해 아낌없는 애정과 지원을 보여주길 바란다. 국민의 높은 교육열과 관심사를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은 접고 대한민국 발전과 성장의 동력인 교육을 통한 인재육성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가 최우선의 목표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본질에 충실한 법안마련과 예산 지원에 충실해야 한다. 포퓰리즘 교육정책을 남발하며 당장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지 말고 교육뼈대를 튼튼히 할 교육투자가 우선이라는 당찬 기개와 의지를 갖고 법안과 예산을 결정해야 한다.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국가재정위기는 눈앞에 보이는 표를 의식해 남발한 복지 포퓰리즘 정책의 말로가 무엇인지 우리에게도 보여주는 준엄한 경고다. 제발 이번 국회에서는 우리 미래세대의 교육이 여야 정쟁의 희생양이 되지 말도록 하자는 정치권의 의지와 약속이 있길 기대한다.

셋째, 불량상임위라는 18대 국회 교과위의 오명 또한 깨끗이 씻어야 한다. 18개에 달하는 국회 상임위와 특별위 중에서 국회 교과위가 18대 국회에서 불량상임위로 지목돼 지속적으로 비판받은데 대해 여야 정치권은 대단히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상임위가 가장 비교육적이라는 평가만큼 수치스런 일은 없기 때문이다. 18대 국회 교과위의 4년 연속 국감 파행, 법안 처리율 최하위 수준, 여당 소속 교과위원 집단 사퇴파문 등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스스로 반추해보고 그 오명을 여야 교과위원들이 재현하지 말자는 다짐을 해야 할 것이다.
 
전문성과 현장성이 필요하다
 
넷째, 올바른 교육입법과 교육예산 수립을 위해 전문성을 향상하고 현장의 의견을 확인하려는 노력을 주문한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교육전문가다’라는 말이 회자되듯이 교육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은 우리 교육의 강점도 되지만 부담도 돼 온 것이 사실이다. 정책 사안에 따른 첨예한 찬반양론과 대립은 학교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양산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학부모, 교원에게 전가되는 악습이 사라지길 교육현장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렇기에 교육현안을 바라볼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전문성과 현장성’일 것이다. 잘못된 시각은 왜곡된 정보나 특정사례의 편중에서 비롯된다. 학교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이론적·정치적 접근으로 교육의 실험장화를 수도 없이 많이 겪은 학교현장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국회의원들의 전문성 향상 노력과 학교현실 고려를 강력히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국회 교과위는 여·야 의원이 공히 각 12명, 총24명으로 구성됐다. 여야 동수의 구성으로 일방의 독주가 어렵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첨예한 여야 대립으로 식물 교과위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국회 교과위는 더욱더 타협과 상생을 통한 교육국회의 모습을 그려나가려는 노력을 다하길 기대한다. 19대 국회 교과위를 많은 학생과 학부모, 교원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늘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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