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장세는 실물경기와는 직접 관계없이 금리 하락을 배경으로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상태다. 금융장세와는 반대로 경기나 기업 실적이 좋아 주가가 전체적으로 오르는 상황은 '업적장세' 혹은 '실적장세'라고 부른다. 경기 향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가가 전체적으로 오를 때면 증권가에서는 업적장세냐 금융장세냐 판단하느라 논의가 분분해지곤 한다.
만약 주가 상승세가 금융장세에 따른 것이라면 오르던 주가는 언젠가 갑자기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으니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실적장세라면 주식을 더 사도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장세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투자 방향이 달라지는 셈이다. 보통 실적장세는 금리가 낮고 경기가 좋아지면서 전개된다. 그러나 경기가 순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실적장세 역시 언제까지 지속되지는 못한다. 호황은 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정책 당국이 금융을 긴축하면 금리가 오름세를 타게 된다. 그러면 증시에서는 투자자금이 빠져나가 다른 금융상품으로 옮겨가면서 거래가 줄고 주가가 떨어진다. 금융장세 때와는 반대로 금리 상승과 주가 하락이 맞물리는 '역금융장세'가 전개되는 것이다. 역금융장세는 금융장세 뒤에 오므로 장세 초기에는 경기가 여전히 좋은데 주가가 내림세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여 사람들이 의아해하곤 한다.
역금융장세가 한동안 진행되면 기업들이 사업 부진과 금리 부담에 허덕이면서 자금 수요가 줄어 금리가 다시 낮아진다. 그만큼 기업 여건은 나아지지만 그렇다고 당장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업 실적과 주가가 함께 침체한 가운데 금리도 낮은 '역실적장세'가 찾아온다.
역실적장세 뒤에는 저금리를 바탕으로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다시 금융장세가 찾아올 수 있다. 이렇게 증시는 크게 보면 금융장세→실적장세→역금융장세→역실적장세→금융장세로 순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