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교직사회의 대표적 화두는 단연 교원 성과상여금제 였다. 성과상여금제도는 정부가 교원은 물론 전체 공직사회의 경쟁력 을 높인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이다. 물론 어느 조직이든 경쟁 체제가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정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교직사회에 경쟁체제를 도입하여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원의 성과와 능력을 객관적이고 타당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교육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전인교육'을 목표로 하고, 교원의 성과 또한 오랜 시간이 지나야 나타나고, 겉으로 쉽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점을 간과한 채 여타 공무원과 같은 기준과 방식으로 시행한 제도의 후유증은 엄청났다.
지난 달 한국교총이 실시한 성과급제도개선 설문조사 결과는 시사점이 크다.
첫째, 설문조사 응답교원수가 4만 2000명이 넘는다는 것 자체가 교직사회의 성과급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둘째, 금년에 실시한 성과급제 지급방식에 대한 불만 비율이 압도적인 수치인 91%가 나왔지만, 성과급제도 및 예산자체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의견보다는 전면개선하자는 의견이 83%가 넘게 나왔다는 점은 곰곰히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즉, 교직의 특성을 반영한 성과급 제도를 마련하여 시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이론이나 감정을 내세워 성과급 제도 자체를 철폐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교직사회의 의사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셋째,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교직의 전문직 특성을 반영한 개인 호봉별 지급 방식이나 연구·연수형태의 균등지급을 원하는 교원이 72.6%에 달하고 있어 교원들은 서열화에 강한 거부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현재 교육부는 교원단체에 '성과상여금제 특성상 전 금액을 균등 지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일정부분은 균등지급하고, 일정부분은 차등지급하던가 성과급제도 자체를 철폐하던가 결정할 것'을 교원단체에 요구하고 있으며, 국회 예결위에서는 전교조의 성과급 반납 등 공직사회의 후유증을 이유로 성과급 예산 자체를 삭감하려 하고 있다.
모든 교육정책에 있어 전부 아니면 전무의 사고는 바람직하지 않다. 올해의 교훈을 바탕으로 학교현장의 갈등과 혼란을 유발하지 않는 교원 성과급 제도개선을 위해 정부와 교원단체가 마음을 열고 노력해야할 시점이다. 특히, 교육부는 교원의 입장에서 교직의 특성을 인정하도록 주무부처인 중앙인사위원회를 설득하고 개선안에 대한 독자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여타공무원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중앙인사위원회의 제동으로 오도가도 못하는 우를 또 다시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