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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생님 애환 찾기 운동’에 부쳐

지난달 23일 서울 공군회관에서는 40년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한 평교사의 의미 있는 정년퇴임식이 열렸다. 주인공은 경북 금오공고 전심희 교사. 최근에 졸업한 제자에서부터 흰머리가 선생님보다 많은 나이 든 제자들까지 함께 뜻을 모아 마련한 이날 퇴임식에는 전국각지에 흩어져 있는 100여명의 제자들이 모였다. 전 교사는 “퇴임식은 생각도 못했는데…”라며 감격했다.

전 교사와 같이 행복한 퇴임식을 갖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관리직의 퇴임식은 흔히 볼 수 있지만 평교사의 퇴임식은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물론 동료들이 식사를 겸한 조촐한 송별회를 마련하기도 하지만 평생을 바친 교단을 떠나는 선생님들의 노고에 비하면 소홀한 측면이 적지 않다. 30~40개 성상(星霜)을 봉직한 선생님들이 변변한 퇴임식조차 갖지 못하고 떠나는 것은 교단의 애환(哀歡)이 아닐 수 없다.

교원은 이 시대의 사표(師表)가 돼야 하지만 한 사람의 ‘자연인’인 동시에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일반인이 갖는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도 있다. 오늘 날 우리 교원들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학생지도 여건, 교권침해의 빈발, 사회적 책임감 가중 등으로 교육자로서의 자부심과 보람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이는 필시 국가적 교육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많다.

한국교총은 교단에서 일어나는 선생님들의 크고 작은 애환을 찾기로 했다. 교직생활 안팎에서 발생하는 고충, 선생님이라는 직업의 고통 혹은 즐거움, 매일매일 부딪치는 학생·학부모와의 갈등, 선생님과 선생님 사이에서 해결돼야 할 과제, 잘못된 제도에서 기인하는 불합리, 선생님으로서의 자부심 등 모든 애환을 드러내보자는 의도다. 속 시원히 말하면서 해결할 것은 함께 해결하고, 나눌 것은 함께 나누자는 취지다. 본지도 ‘생!생! 현장 애환, 스토리텔링으로 풀다’라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한다.

교총에서 선생님들의 모든 애환을 풀어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면 기쁨은 배가되고, 슬픔은 줄어들 것이라는 확신으로 시작한 일이다. 올 한해 교총에서 펼치는 ‘2013 선생님 애환 찾기 운동’에 일선 선생님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이유다. 굳이 반다이크의 ‘무명교사 예찬’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수많은 선생님들의 애환은 곧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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