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이 오사카지사 시절부터 추진해온 교육개혁의 결과 올해부터 오사카부의 공립고교 입시에서 학군제가 폐지됐다.
지금까지는 공립의 보통과(비진학반), 사립고, 전문계고만 학군과 관계없이 학생모집을 할 수 있었지만 내년 신학기부터는 모든 고교에서 지역에 관계없이 학생모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학생모집에 나서기 위해 여름방학도 잊고 교장들이 직접 학생모집에 나섰다. 모든 학교가 학생모집에 비상이 걸리니 학생모집을 위한 광고전도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고교선택은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학생모집 담당 교원이 중학생과 보호자에 180여명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지난 달 개최된 한 공립고의 학교설명회 장면이다. 이 학교는 작년 가을에 설명회를 한 번 개최했지만 올 5월부터는 매달 실시하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는 “선택지는 늘어났지만 아이도, 보호자도, 심지어 다니는 중학교 교사도 올해는 입시경향을 알 수 없다‘며 불안해했다. 모든 학교가 학생모집에 사활을 걸다 보니 수험생과 보호자, 진학담담교사들이 모두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연속 3년 동안 학생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통폐합 대상이 된다는 사실은 공립고 교장들이 학생모집에 사활을 걸도록 하고 있다. 현재 원 아웃(정원미달) 대상이 된 고교 중 니시요도바시 고교의 시게타 아키히코(重田明彦) 교장은 자전거로 중학교를 돌아다니면서 학생모집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자전거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의 학교’라는 걸 내세워 학교선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교장실에 걸린 오사카부 지도에는 직접 방문한 중학교가 약 30개 표시돼 있다. 더운 여름 땀범벅이지만 교장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상황이다 보니 교원들도 학교광고물을 들고 학교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시게타 교장은 “지금까지는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도 학군제에 의해 학생들이 들어왔지만 이제는 학군을 넘어 오사카 전 지역을 다니며 영업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이라 교장이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다”며 위기감을 표출했다.
또 다른 고교에서는 체험입학을 개최해 인근 지역의 중학생들에게 학교소유 농장에서 양의 신체적 특징과 습성을 체험시키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도 했다. 수험생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 위한 노력이다.
공립고가 학생모집에 전력을 기울이자 지금까지 수업료 무상화 등으로 입학자가 늘어난 사립고에서도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학군제에 의해 우수한 공립고교와 경쟁하지 않아도 됐던 사립고에서도 오사카부의 명문고와 학생모집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돼 공·사립 간에도 학생모집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최신 시설의 건물, 뛰어난 대학 진학실적, 학원수업에 뒤지지 않는 수업방법’ 등의 학교광고를 강화시키고 있다.
학생모집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학원도 수험생에게 정확한 정보제공과 맞춤식 진학 지도를 하는 등 대응책에 고민하고 있다. 모든 학교가 학생모집 경쟁에 뛰어들어 학원이 각 학교의 수험상황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모의시험 결과로 수험생지도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또 시험이 끝나고 나면 수험생으로부터 답안지 열람 공개청구 권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수험생들의 입학시험 채점기준 문의에 대비해 학교별로 다양한 채점기준을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