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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세계 교사 위상지수’의 진실

지난 10월 5일 글로벌 교육기관인 바르키 GEMS 재단이 세계 ‘교사 위상지수(Teacher Status Index 2013)’를 발표했다. PISA의 국제학력평가 결과가 세계 각국의 교육 개혁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듯이 세계 교사 위상 지수에 대한 국제비교 연구 결과도 향후 세계 교육 개혁, 특히 교원 정책 개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여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기사폭탄에 왜곡된 교사 위상

처음으로 보도한 연합뉴스는 뉴스의 제목을 「한국 교사 위상 OECD 국가 중 4위…중국 1위」라고 붙인 후 소제목을 「연봉 3위…학생들 존경심은 `꼴찌'」라고 붙였다. 이를 받아서 기사화한 다른 신문과 언론매체들은 10월 7일에 일제히 더욱 선정적인 제목을 붙였다. 「한국 교사 위상은 4위, 학생들 존경심은 꼴찌」(중앙일보), 「한국 교사 위상 지수 4위…존경심은 바닥권」(동아일보), 「한국 교사 위상 지수, 존경심은 최하 연봉은 3위」(한국일보)등이 그 예이다. 이로써 ‘교사 위상’에 대해 국민들이 오해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 보도를 접한 후 연구 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니 교사에 대한 존경도는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로 높고, 다만 학생들의 교사 존경심에 대한 응답자들의 인식이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성인들에게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한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었을 때 우리나라 응답자의 11%만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을 하여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는 것이다. 즉, 실제로 우리 학생들의 스승 존경도가 꼴찌라는 말이 아니라 성인들의 눈에 그렇게 비췄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선생님들과 사회가 학생들의 스승 존경 수준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 교수에게 선생님을 존경(respect teacher)한다고 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존경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우리의 생각과는 차이가 컸다. 우리가 생각하는 존경은 국어사전적 의미인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단지 무례하게 굴지 않고 선생님 말씀이나 가르침을 존중한다’는 정도의 뜻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의 존경은 미국 표현으로 하면 admire나 honor에 가깝다고 했다. 미국인의 기준으로 보면 우리 학생들은 선생님을 높이 존경하는 것이 된다. 그동안 이루어진 여러 연구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어보고, 학생들이 선생님을 대하는 모습과 태도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경하는 정도는 다른 나라보다는 아직도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존경받는 교사를 깎아내리는 사회

젊음은 세대들이 어른이나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성인들의 기대 수준이나 존경 방식에 대한 인식에 일부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을 하는 것 등을 포함해 학생들의 선생님 존경 수준에 대한 체계적인 국제비교 조사를 한다면 우리 학생들이 억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오해는 이번 발표에서 교원 급여와 관련해서도 나타난다. 교원 급여를 살펴보면 한국 교원의 연봉이 3위인데 이는 OECD 국가 중에서 3위가 아닌 조사대상 21개국 중의 순위이다. 2013년 OECD 교육지표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교사 급여 수준(구매력환산 금액 기준)은 OECD 38개 국가 중에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 연구결과 교사 초임 수준이 과다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그렇다고 해서 교육계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판사, 의사, 고위공무원의 연봉을 이야기해주고 적정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너무 높다고 응답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사들이 늘 부러워하는 핀란드 교사의 위상 지수는 21개국 중에서 13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세계 교사 위상 지수 결과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부모가 자녀들에게 교직을 강하게 권하는 사회, 스승 존경도가 2위인 사회의 교사로서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러한 사회 풍토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더 애써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 봤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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