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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프랑스> 시간제 교사 없다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정책에 따라 교육부에서 내놓은 시간제 정규직 교사 정책이 교원, 학부모, 시·도교육청, 예비교원 등 교육계 모두의 반발에 부딪혀 있다. 정부에서는 유럽 몇 개국의 사례를 들어 시간제 일자리를 홍보하고 있지만 우리와 전혀 다른 직업문화와 사회 여건 속에서 시행되고 있고, 현지에서도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 주요국의 시간제 교사 제도의 실상을 조명해본다.

교육 질 위해 정교사 채용 원칙 고수
정교사 결원시 단기계약제교사 운영

프랑스에는 우리나라에서 도입하려는 형태의 시간제 정규직 교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중·고교교사노조에 따르면 프랑스는 2007년 유럽연합(EU)의 지침에 따라 교사의 역할과 임무, 직책 등에 대한 정의를 정리·규정했다. 이 규정은 교사에게 행정적으로는 국가 공무원의 자격과 의무를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채용형태는 정교사, 기간제교사, 지원·보조교사 등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정교사와 단기교사 모두 계약제로 채용되지만 정교사(CDI, le contrat de travail à durée indéterminée)는 일정의 국가시험을 통과한 교사들이며 본인이 퇴사를 희망하기 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일종의 무기계약제인 셈이다.

기간제교사(CDD, le contrat de travail à durée déterminée)는 정교사의 장단기간의 휴직으로 인한 일시적인 결원을 채우는 취지의 단기계약제 교사다. 계약은 결원이 유지되는 동안 1년마다 갱신되는 형태다.

지원·보조교사(Vacataire)는 특별한 수업 또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이다. 이들은 명칭은 교사지만 교사 지위에 따른 공무원으로서의 혜택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또 한 학교에만 상근하는 정교사나 기간제교사와 달리 여러 학교에서 근무가 가능하다.

이 중 기간제교사는 정교사 공석의 여부, 지원·보조교사는 학교의 프로그램에 따라 고용이 결정된다. 즉 정교사를 제외한 교사들의 고용에 대한 결정권은 학교장에 달려 있는 반면 정교사들은 교사평가원들에 의해 5년마다 시행되는 수업평가를 통해 교사의 자격을 관리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가 단기간 동안 정교사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 단위학교에서 일시적으로 채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우리의 현행 계약제 교사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 다만, 교사의 근무형태는 우리와 판이하게 달라 단순비교는 어렵다.

프랑스 교사들은 행정직과 달리 주어진 수업시간에만 학교에 상주한다. 별도의 일률적인 출퇴근 시간은 없다. 정교사와 기간제교사는 매년 새 학기의 시간표에 따라 근무일과 시간이 정해진다. 주당 18~20시간의 수업을 기본으로 하며 주당 최대 27시간까지의 수업시간을 선택적으로 추가할 수 있다. 학부모상담, 교사회의, 학급평가 등 수업 이외의 업무에 대한 추가 업무시간도 근무시간으로 산정된다. 이 때 추가되는 업무시간에 대해 학교 업무와 수업종료 시간인 오후 6시 30분을 기준으로 높은 비율의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는다.

담임과 수업 등 기본적인 업무 이외의 프로그램 참여 등의 선택에서도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 모두 동일한 자격이 주어진다. 휴가 등 복무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간제교사가 일정 기간 근무 후 정교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우리와 다르다. 기간제교사들은 근무 경력이 6년이 되면 자동적으로 정교사의 자격을 얻는다. 이 기간 동안 적성을 확인하고 자격도 심사 받는 것이다. 물론 본인이 원할 경우는 국가시험을 통해 바로 정교사가 될 수도 있다.

프랑스 교육부는 학생지도와 수업은 안정되고 질 좋은 교육을 위해 정교사가 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정교사들의 출산, 건강, 학문 등의 이유로 자리를 비울 때 차선책으로 기간제교사를 고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인 발상에서 출발한 시간제 일자리 정책을 교육의 터전인 학교로 확장하려는 의도는 학생에게 안정되고 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프랑스 교육부의 태도와 대비된다. 교사가 교사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수업준비를 하고 아이들과의 소통에 더 힘 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데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우후죽순으로 만든 시간제 일자리로 아이들의 순수한 교육환경까지 망가뜨려서야 되겠는가. 정부는 마음만 앞서 일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계량적 성과만 몰입할 것이 아니라 길고 오래가는 올바른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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