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는 2012 PISA 결과 학업성취도가 하위권에 머물자 취약계층 교육 지원 강화를 포함한 포괄적인 ‘교육정비’ 실시를 발표했다.
프랑스 사회에 충격을 준 것은 비단 평균 성취도 순위가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사실만이 아니었다. 취약계층 학생들의 성취도 역시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교육 프로그램에 필요한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의 비율도 79%에서 42%로 급감했다. OECD는 이런 결과가 교육제공의 불평등과 그로 인한 비효과적이고 편중된 교육에 있다고 분석했다.
뱅상 페이옹 교육부장관은 이런 분석에 대한 대응으로 취약계층 대상 교육정책인 ‘우선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해당 초·중학교 지원을 대폭 개혁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교육부는 대책의 시행을 위해 300~400만 유로(한화 약 43억~58억 원)의 예산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페이옹 장관은 “프랑스의 참된 교육은 정말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추가지원금이 확정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선교육 지정 학교의 학생들과 일반 학교 학생의 학업성취 격차를 10%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프랑스 교육부가 강화하기로 한 ‘우선교육’은 1981년 미테랑 대통령 정부 당시 알랭 사바리(Alain Savary) 교육부 장관이 학업 실패를 최대한 방지하고, 교육의 평등성을 실현하기위해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외 지역 초·중학교를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로 시작됐다.
‘가진 것이 적은 이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이 정책은 지난 30년간 지속돼 왔지만 현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선교육’ 현장의 교사 급여와 학생 대상 지원금조차 ‘우선교육’을 위한 재정 지원의 범위 안에 들지 않거나 많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교육부는 올해 350개의 우선교육 대상 학교를 지정하고 추가 지원금으로 더 많은 수의 교사를 ‘우선교육’ 학교에 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교사 급여도 더 지급하고 취약계층 초·중생들 대상 지원도 집중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연간 1156유로(한화 약 170만 원)의 교사 특별수당을 학교 여건에 따라 1.5~2배로 올릴 것을 예고했다. 추가 업무를 수행하는 교사는 3배 이상의 추가수당도 받을 수 있게 된다.
재정 지원 외에도 초등학교에서는 학급 수에 비해 많은 교사를 추가 배치하고, 9일의 재량일수를 줘 교사 간의 협력이나 취약계층 학생·가정과의 관계 강화에 쓰도록 했다. 중학교에서는 교사의 수업시수를 18시간에서 평균 16.4시간으로 감축하고 나머지 시간에 부가적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유아교육 정책은 맞벌이 가정을 위해 3세 미만 아동 지원이 결정됐다.
추가 지원 대상 학교는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출토록 했다. 같은 지원기준을 적용해 국·공립 뿐 아니라 사립학교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런 일련의 정책을 발표한 것은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 ‘우선교육’ 대상 학교에 아이들을 등록시킬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 이들 학교에 양질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우선교육’ 학교가 낙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평균적으로 학력이 낮은 취약계층 학생들만 모여 있으면 학생들이 현실에 안주하고 하위계층의 생활을 하는 것을 당연히 여겨 불평등의 재생산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 외에도 단순한 재정 지원만으로는 애초에 여건이나 교원의 질이 낮은 낙오지의 상황까지는 개선시키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로 인해 현지 교육계는 이번 대책을 두고 인해 장관이 재정 지원을 약속하고 정책을 실현시키겠다고 발표했지만 재정 지원 외에는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은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