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경제개발 시절에 우수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양성·공급해 온 실업계 고교가 산업구조 및 고용 환경의 급속한 변화, 학생들의 대학진학 욕구 증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실업계 고교 지원 학생수 동반 감소 등으로 지금 존폐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해 1월 `실고 육성 대책'을 발표한데 이어 11월, 실업계 고교생에게 대학입학의 문호 확대, 실업교육의 여건조성을 위한 투자 확대, 산업현장에 밀착된 직업교육 체제를 마련하겠다는 '실업교육 육성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실업교육의 침체 양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음다. 따라서 정부의 처방과 실천 노력이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발표한 정부 정책의 실효성이 낮아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실업계 고교의 장래는 여전히 정부가 얼마나 정책 실현의지를 갖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느냐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실업교육의 주체인 교원들 사이에 '실업고는 결코 사사지지 않는다'는 확신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과 이제는 더 이상 정부의 정책발표만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실업교육의 비전을 다시 세우고 '실업고 육성방안'의 정부 정책을 조속히 학교현장에 착근시키도록 구체적인 정책을 가시화 할 때다. 정부는 실업고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발전 방안들을 제시하여 실업고 진학 학생들과 교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도록 열과 성의를 다해야 한다.
이러한 절박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최근 한국교총이 '실업고활성화특별추진위원회'를 발족키로한 것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위원회가 실업고 재직 교원들뿐만 아니라 실업교육 관련 단체대표,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돼 정책 개발 기능만이 아닌, 국회와 정부 등을 대상으로 정책 실현 활동을 전개하고, 지방선거 및 대선 교육공약 사항으로 반영해 실현을 담보하는 활동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그간 실업고 교육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일선 현장교원들이 주도하고 교원단체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실업고 활성화를 크게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특별위원회라는 위상에 걸맞게 운영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한국교총의 '실업고활성화특별추진위원회'가 정부와 정치권에 올바른 해법을 제시하고 오늘의 실업고 위기를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