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8시 서울 원묵중 정문. 한글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두 줄로 늘어섰다. 교문에서 시작된 줄은 교실 입구까지 이어졌다. 악기를 손에 든 어린 연주자들도 눈에 띄었다. 지휘자의 손이 허공을 가르자, 영화 겨울왕국 OST와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작품 ‘라데츠키 행진곡’ 선율이 흘러나왔다. 활기찬 등굣길 풍경에 학생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
원묵중은 한 달에 한 번, ‘학교폭력 예방 등교맞이 행사’를 진행한다. 학생회 회장단과 학부모회, 학교 담당 경찰관, 교사 등이 참석한다. 한글날(10월 9일)을 하루 앞둔 이날은 ‘아름다운 언어 사용을 통해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의미를 보탰다.
원묵 오케스트라의 환영 콘서트도 마련됐다. 단연 눈길을 사로잡은 건 클라리넷 연주자로 나선 김원기 교장이었다. 김 교장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해 학생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호흡을 맞췄다. 김원기 교장은 “한글날을 맞아 바른 말, 고운 말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특별한 등굣길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무심결에 던지는 말 한 마디가 학교폭력으로 이어집니다. 언어폭력이 곧 학교폭력이라고 볼 수 있지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언어 교육이 우선시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앞으로도 바르고 고운 말 사용을 통한 학교폭력 예방 운동에 앞장설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