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후 우리의 초등교육은 놀랄 정도로 양적 성장을 해 왔고, 학교교육의 최초단계로서 그 중요성이 강조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초등 교원정책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판단 착오로 몇 차례 위기를 겪어야 했다. 개발 연대인 70년대 급속한 경제발전은 산업체 인력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져 초·중등교원 인력이 산업체로 대규모 이동하는 사태를 경험했다.
당시, 초·중등교원 부족사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임시양성소, 보수교육 등과 같은 일련의 비상조치를 통해 교원수급 안정을 꾀하였다. 80년대 중반 이후 교대 4년제 개편 등을 통해 한동안 발전적인 안정세를 유지해 왔는데 1999년 정부는 느닷없이 교원정년 3년 단축을 강행해 그해에만 초등교원 1만 6130명, 2000년에 5816명 등 모두 2만 1946명이 일시에 빠져나감으로써 수급안정의 틀을 깨고 말았다.
정부는 부족한 초등교원 수급을 위해 퇴직교원을 다시 기간제교원으로 재충원하고도 해결되지 않자 이른바 `중초 임용'과 교대편입학 확대 등 땜질 처방을 총동원했다. 이런 혼란상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난해 정부는 7·20 교육여건개선계획의 일환으로 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초등교원 수급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연말 부족한 초등교원 확보를 위한 궁여지책으로 중등교원 자격증소지자의 단기 보수교육을 통한 초등교원 임용 방안을 다시 내놓자 교육계와 전국 교대생들은 강력 반발했고 이에 대한 속시원한 해법이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교총, 전국교대 총장협의회 및 교수협의회, 전국교대생 대표자협의회가 초등교원 수급과 관련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고 초등교육발전을 위해 교육부에 `초등교육발전위원회의 설치·운영'을 제안한 바 있다. 교육부가 뒤늦게나마 `초등교육발전자문위원회'를 설치·운영키로 해 새로운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교육의 질을 논의할 때면 어김없이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교육당국과 일반인들은 여전히 `초등교원은 아무나 할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아무쪼록 초등교육발전위원회가 내실있게 운영돼 초등교육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불식하고 초등교육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제2의 도약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