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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원만 봉인가, 정부가 끼친 손실 떠맡으라니”

들끓는 현장



“많이 내고 퇴직금 적은데
수령액만 비교하면 안 돼”

“국민연금과 비교할 거면
동등한 자유, 지원 달라”


연금학회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나온 뒤 연일 ‘공무원 연금이 많다’는 식의 보도를 접하는 현장 교원들은 답답하기 이를 데가 없다. 당사자와 사회적 합의도 없는 ‘밀실개악’이 강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교원들을 ‘수혜자’로 몰아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헌선 대전동산초 교장은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 같은 단순 노후보장 정책이 아니라 과거의 낮은 보수에 대한 후불 개념, 적은 퇴직금, 노동 3권 제약, 겸직 제한 등 각종 불이익을 보상받는 인사정책적 수단”이라며 “대표성도 없는 학회의 입을 빌어 수십 년 후의 적자상황을 예측하며 여론몰이로 연금개혁을 강행하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20년 후 국가가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으니 국회의원 세비부터 삭감하라고 하면 국회의원들도 발끈할 것 아니냐”며 “사회적 합의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규 경기 양영초 교장은 “지금까지 박봉에도 노후생계보장이란 연금을 믿고 참고 견뎌온 세월이 후회스럽다”며 “허탈해 제대로 일이 잡히지 않고 불안감에 쌓여 경력자들은 잠을 잘 이루지 못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는 “국회의원과 세비에 대해 물어보면 숫자를 줄이고 세비는 공무원의 봉급수준으로 깎자는 여론이 지배적일 텐데 공무원을 세금도둑으로 내모는 언론은 왜 그런 것은 물어보지 않냐”며 “여론몰이를 하면서 공무원 당사자를 배제한 밀실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백승룡 전 검단초 교장은 “강제성을 띤 공무원연금은 퇴직금도 일반 직장인보다 월등히 적다”며 “퇴직금을 비교해 보면 공무원은 민간기업의 39%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교장들만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다. 아직 교단에 설 날이 많이 남은 교사들도 노후 걱정을 하며 연금학회안과 언론의 여론몰이를 성토하고 있다.

조문경 경기 외북초 교사는 “교사들은 아무것도 못하게 해 놓은 상태에서 일반인들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일반인은 고용노동부 등에서 제2의 직업을 위한 교육도 지원해주지만 공무원은 지원이 전혀 없어 연금만이 노후 대책”이라며 “연금을 똑같이 줄 거면 각종 제약이나 퇴직 지원도 일반인과 똑같이 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같이 근무하는 교사 중 이번 8월말 정년퇴직을 앞두시고 민원 때문에 5월에 의원면직을 하신 경우도 있다”며 “무슨 일만 생기면 교사가 매도당하는 현실에서 받을 거 다 받는 편한 철밥통처럼 언론에 비춰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이창희 서울 대방중 교사도 “공무원이 연금에서 부담하는 비율이 일반 근로자가 국민연금에 내는 비율보다 훨씬 높은데 단순히 수령액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기금 고갈은 정부의 부당사용이나 기금 운용 손실 때문에 생긴 일인데 마치 공무원들의 잘못인 것처럼 책임을 돌리면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무원 연금도 근로자와 고용주가 반반씩 내는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공무원과 정부가 반반씩 내고 있다”며 “정부 부담률도 미국이나 일본의 절반 수준, 독일이나 프랑스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신동현 부산 용수초 교사는 “아무도 연금학회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교사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사들이 특히 연금을 많이 받는 것처럼 언론에 나오는 것도 현장 교사들을 걱정시키는 부분”이라며 “교원단체가 나서 이런 오해를 불식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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