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인권학원 산하 5개교 중 4개교인 신정여중, 신정여상, 구로여자정보산업고, 한광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규사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학기가 시작된 지 한달이 다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정상적인 수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고 그 중 한광고에서는 수업은커녕 2학년의 경우 계열 분리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4월 일부 교사들이 부패재단 퇴진 운동을 벌이면서 시작된 학내분규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작년 7월 서울시교육청이 특별감사에 이어 임시 관선이사를 파견해 일부 교사들의 손을 들어주는 형국이 됐다. 그러나 11월 서울행정법원에서 관선이사에 대해 취임 승인을 취소함에 따라 재단 이사진이 복귀하면서 상황은 역전했다. 복귀한 재단은 학내분규가 진행되는 동안 학교에서 일어났던 불법행위에 대한 교육청의 복무감사 결과와 각종 형사사건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 및 소추 내용에 따라 해당 교사 19명을 중징계했다.
이에 일부 교사들이 보복성 징계라고 반발하며 집단수업거부 등을 통한 학사마비를 주도하는 가운데 이제는 강경·온건파 교사들간의 다툼마저 한층 격렬해지고 있다. 지금 학교는 무당집처럼 너덜거리는 현수막, 빨간 글씨로 도배한 벽과 창문, 확성기로 악쓰는 노동가가 판을 치는 난장판이 되었다.
강경파 교사들이 온건파 교사들을 학생들 앞에서 공공연히 `재단측 교사'로 매도하는가운데 학생과 학부모들에 의해 이들 교사들의 책상이 들어내지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자신들에게 위해가 가해질 것이 두려워 입을 다물었던 이들 교사들이 교총에 신변보호를 호소하는 지경이다.
우리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좋은데 정도가 문제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아무리 재단이 밉고 뜻을 같이 하지않는 동료교사들이 밉더라도 수업을 방해하거나 인신 공격 등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일은 자제해달라는 것이다.
재단의 부패상은 척결되고 학교는 하루빨리 정상화돼야 한다. 모든 문제는 법과 원칙에 의해 합리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또한 집단적 시위로 학사일정을 파행으로 이끌기만 하면 관선이사를 파견하는 관행이 사학분규를 부채질하고 학교를 폭력투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