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부터 학내분규에 휩싸인 서울 인권학원(신정여중·신정여상·한광고·구로여정산고·오류고)의 학사파행이 계속되고 있다. 분규가 지속되면서 교사와 교사·학생·재단·교육청간의 갈등은 교사와 학생들간의 신뢰감까지 무너뜨리면서 큰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인권학원 교총회원들은 연합분회를 결성해 문제해결을 모색하고 나섰다. 김용태 연합분회장(신정여상 교사)과의 인터뷰를 통해 수업파행의 실태와 문제해결방안을 들어봤다.
-전교조교사의 문제제기에 동감하나. "인사권의 남용으로 인한 학교법인 및 교원간의 갈등, 학교법인의 변칙적 운영, 이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교원간의 방법상의 차이가 인권학원 분규의 근본원인이라 생각한다. 전교조 교사들이 주장하는 학사의 민주적 운영과 투명성 요구에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탈법이 난무하는 불법적인 방법에는 교사의 입장으로 동의하지 못한다."
-전교조교사들의 투쟁방법에는 동의 못한단 말인가. "그렇다. 아무리 명분과 목적이 타당하다 할지라도 방법이 나쁘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한다. 우리 나라는 분명 법치국가이고 우리는 특히 준법성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다. 스스로 불법과 탈법행위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수업은 제대로 되고 있나. "학교별로 다르다. 한광고는 2개 학급이 오전 수업만 실시되고 있다. 신정여중은 정상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전교조교사에 대한 징계위원이 수업할 경우, 전교조교사의 담임 학급 수업은 침묵 또는 칠판 반대방향으로 앉아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신정여상 및 구로여정산의 1학년 전체와 신정여상 2학년 13개 학급 정도가 오전수업만 실시하고 있다. 물론 전교조교사의 수업불참으로 부분 결강이 나타나고 있으며, 3학년은 전체 수업파행 중이다. 단, 오류고(인문계)는 분규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100% 정상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방송보도가 있었는데. "일부 공감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마디로 편파 방송이다. 지난 2월 2일 방송을 재방송 한 느낌이다. 인권학원의 내면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은 대부분 TV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다. 수업을 받고 싶은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려는 교사의 의견은 완전히 무시되었다. 본 프로그램이 끝나고 광고까지 나간 뒤 언론중재위의 반론보도문을 내보낸 처사는 과연 공공성을 지닌 방송인지 되묻고 싶다."
-전교조 교사들에게 바라는 점은. "우선 수업에 복귀해야 한다. 그리고 적법절차에 의하여 주장을 요구하고 교원간의 갈등을 유발시키는 불법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학교법인의 운영상의 문제는 고소, 고발 등으로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국가기관에 그 해결을 맡기고 학생수업에 충실해야 한다."
-재단과 교육청의 역할은. "재단의 현 이사회는 근본적인 책임을 피할 순 없다. 신임교장의 직무수행 및 학교정상화의 대처 방안을 조속히 강구·제시해야 한다. 교육청도 분규 초기부터 원칙성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분규의 장기화를 초래한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이제라도 현 이사진의 집단사퇴를 받아들이고 신임 이사진을 승인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바라는 점은. "학생들은 취업이나 진학 등 당면과제가 산적해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정상적인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교육에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 드리고 싶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수업정상화를 위해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학생이 피해를 받아서는 절대 안 된다. 학내의 우리 일은 외부단체의 지시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가 해결하도록 학교정상화 방안을 연구·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각 교원단체간의 반목과 갈등을 최소화하도록 상호간에 신뢰를 회복하여 오늘의 어려움을 이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