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인력 재조정을 반영한 긴축 재정안을 통해 인건비 증가요인의 한 축인 기간제교사를 1289명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각급 학교 교사들은 극심한 혼란에 휩싸인 상태다. 갑작스러운 정원 감축으로 원하지 않는 교사 전출이 발생하게 되고, 기간제교사 해고로 시간제 강사를 쓰게 될 경우 그동안 기간제교사가 하던 행정업무가 다른 교사에게 넘어가 업무 과중과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무엇보다 공교육 강화에 필요한 수석교사제도가 크게 위축될 위기다. 이번 수석교사 정원 내 배치는 재정문제를 넘어 ‘수석교사 죽이기’를 꾀하려는 이재정 도교육감의 의도가 깔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이 교육감은 ‘나는 수석교사제에 반대했다’는 의견을 여러 번 피력한 바 있다. 수석교사제의 법적 지위보다 소신에 집착하는 교육감의 속내가 극에 달한 것이다. 경기 수석교사들이 단단히 화가 났고, 평교사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기간제교사는 물론,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여러 교사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교육감은 공문마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중도탈락자가 없는 교육’을 내세우며 소통과 공감을 강조하지만 이쯤되면 가식으로 비춰진다. 교육감은 재정난 때문에 교장, 교감도 수업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이 성공회대 총장 시절 강의를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강의를 하지 않는 다른 대학총장들도 잘못하고 있다는 말인가. 총장이나 교장의 고유 업무를 무시하고 개인적 생각을 정책으로 고집하는 것이 소통이고 공감인가.
수석교사 죽이기는 창의적 인재로 키워야 할 학생들을 위해 용납할 수 없는 조처다. 또한 교육의 질을 하락시키고, 법적으로 보장된 수석교사제를 부인하는 행위다. 이 교육감은 하루빨리 수석교사를 ‘정원 외’로 회복시키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