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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교가 ‘교복가게’인가

학교주관구매제 현장 불만
행정업무·수금…부담 가중
업체 항의 등 민원 발생도


내년부터 학교가 교복 공동구매를 주관하는 학교주관구매제가 시행된다. 학교주관구매제 시행을 앞두고 국공립학교의 75%가 교복 공급업자 선정을 마쳤으나 교복업체뿐 아니라 학교현장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12일 교복 학교주관구매제 실시 현황을 발표했다. 교복을 착용하는 전국 국·공립 중·고교 3741개교 중 1984개교가 11월 10일 기준으로 사업자 선정을 완료했고, 830개교가11월 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완료키로 했다. 총 2814개교(75.2%)가 공급업자 선정을 완료한 셈이다.

교육부는 “학생 수가 많은 서울, 부산, 대전, 인천, 울산, 경기 등에서 진행률이 높아 제도가 정착돼 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며 “내년 신학기 교복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학교현장의 정서는 다르다.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로 인해 학교가 교복비를 직접 수납하면서 행정업무 부담이 늘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학교가 공동구매를 주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일각에서는 학부모가 주도해 학교가 공식적으로 업무를 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A고 교장은 “우리 도는 실시율이 높은데 사실은 교육부에서 하라니 다들 하지 업무 부담이 늘어난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업무부담도 부담이지만 의무적으로 제도를 시행하다 보니 업체들의 불만이 학교로 전가될 것에 대한 우려도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입찰 과정에서 업체 간 비방과 편법 재고처리 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구리 남양주 지역에서는 신생 교복업체가 유명회사 교복을 사들인 뒤 안감을 뜯어내 자신들의 로고가 박힌 것으로 교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업체는 곧바로 이를 ‘거대 기업의 방해공작’으로 반박하는 해명자료를 냈다. 이 사안은 결국 맞소송으로 비화됐다.

소송전은 업체 간의 문제를 넘어설 전망이다. 제도 시행이 업계 판도에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업체들은 교육부가 생태계를 교란해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위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대해 경기 B고 교장은 “뭐 하나 잘못되면 업체들이 항의하고 문제 제기를 한다”며 “교사가 업체 사람들을 이길 방법이 없는 만큼 확실한 개선안을 내놓든가 교복 공동구매를 기존처럼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현장의 불만에 대해 “내년부터 표준계약서를 보급하게 되면 행정업무 부담과 업체와의 마찰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교육청 및 학교 평가 반영 등을 통해 학교주관구매제 시행을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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