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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창가에서> 등록금 투쟁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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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2.04.15 00:00:00
해마다 봄철이면 대학 교정은 등록금 투쟁으로 시끄럽다. 총장실이 점거되고 등록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하지만 교육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게 비단 대학에 국한된 문제일까? 사립대학은 물론 국·공립대학의 예산 부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를 대비할 최고의 인력을 양성하라'는 사회와 정부, 국민의 요구는 더욱 커져만 간다. 대학 내에서는 부족한 교육비를 메울 방법이 없다. 그리고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은 현재로서 대학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학생들의 `투쟁'에는 교육비 부족 문제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 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것은 사회를 향한 요구이며 교육의 기회를 가난한 학생에게도 보장해 달라는 사회적 자원의 배분에 대한 요구다. 과거에 우리가 십 년 단위로 좇던 미국의 대학교육은 수혜자 부담 원칙이라고는 하지만 사회가 함께 부담을 진다.

미국의 공익재단, 기업, 민간기부 등으로 대학에 전해진 장학금이 약 3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차원에서 학생의 금강산 관광비용을 보조해 주는 것보다는 교육받을 기회를 잃는 학생들을 보조해 주는 것이 우선 순위가 아닌가 싶다. 11개 교대 중 가장 적은 기성회비를 내는 우리 학교에서 반드시 등록금 투쟁을 해야만 하느냐고 꼬집지 않더라도 뭔가 할 일을 미룬 것 같아 답답하다. 물론 금액의 적고 많음을 떠나 현실 사회의 부당성에 저항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책임이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체가 함께 져야 할 것이라는 점에서 지금 우리 대학생의 시위는 너무 학교만을 향한 싸움처럼 비친다. 한국의 대학에서 총장실을 점거하는 행동이 이젠 뉴스 거리도 아니라는 사실 역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작년에 하버드 대학에서 학생 40여명이 학교에서 일하는 단순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보장하라고 총장실을 점거했을 때 받았던 비판은 `수단의 정당성'도 `목적의 정당성'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잘 말해준다.

등록금 투쟁. `사회적 자원의 분배'와 `기회의 평등'이라는 측면에서 당연하고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소수 학생들의 과격한 투쟁으로 학교 행정이 어려워지고 일반 학생들의 관심이 `커리큘럼의 개정'과 같은 보다 근본적이고 시급한 문제에서 멀어진 것도 비판적으로 봐야한다. 교육과정의 비효율성에 대해 비판은 많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한다는 구체적인 생각과 활동은 없다. 학생활동은 교육과정 개혁 같은 보다 시급한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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