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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프랑스> 샤를리 엡도 테러 이후 민주시민교육 강화



일부 학생 ‘1분 묵념’ 거부 행동
교육주체·전문가와 대책 논의해
임용 반영, 교육과정 개정 외에
비종교주의 국가 가치교육 강화


프랑스에서는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 테러 사건 이후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민족과 국적, 종교, 문화를 가진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있는 ‘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 그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 특정 종교 비판을 이유로 언론사 샤를리 엡도에 대한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샤를리 엡도는 언론, 종교, 문화, 사회, 정치 등의 부조리와 부패를 풍자만화로 꾸준히 비판해왔다. 특히 이슬람교에 대한 풍자만화가 일부 과격한 신자들에 의해 ‘종교 모독’으로 인식되면서 여러 번의 테러 협박을 받다 결국 7일 12명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프랑스 사회에서는 언론의 자유나 타인의 의견에 대한 존중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테러 사건 이후 모든 학교에서 희생자들을 위한 ‘1분 묵념’을 하기로 했으나 일부 학생들이 “선지자의 복수를 했다”고 외치며 불참하고 테러 동기에 동조할 뿐 아니라 샤를리 엡도를 지지한 학생을 폭행하는 사건까지 벌어지자 민주시민교육 강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런 극단적인 사건이 생기는 근본 원인이 교육의 부재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 프랑스 교육부는 12~16일 전직 장관들과 전국 교육감들은 물론, 학생단체, 학부모, 사학 등 교육계 전반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나자트 발로벨카셈(Najat Vallaud-Belkacem) 교육부 장관은 16일 “비종교주의와 민주주의에 입각한 프랑스의 기본 가치 교육을 다시 활성화해야 한다”며 “각종 음모론이 아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비종교주의는 종교와 교육을 분리해 교육에서 특정 종교적 입장을 배제하는 관점과 태도를 말한다.

교육부는 19일과 21일 반인종차별, 비종교주의 교육 등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수렴해 22일 ‘공화국 가치 교육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비종교주의와 공화국 가치 전수 강화 ▲시민·학부모 참여 문화 확산 ▲국민 소속감 강화를 위한 차별철폐 및 다양성 존중 확대 ▲고등교육과 연구 등 4개 분야 11개 대책 구성됐다.

프랑스 교육부가 선택한 첫 번째 대책은 교원양성·연수 과정에서 민주시민교육, 편견 극복, 비종교주의 교육 부분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학년도를 마치기 전까지 교장, 생활지도 교사, 사회복지·보건 담당 교직원 등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연수를 시행할 계획이다. 교원 임용에서도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를 설명하고 가르칠 수 있는지 평가하는 항목을 포함하고, 예비교사 교육에도 관련 과정을 개설하게 된다.

이와 함께 교권도 강화된다. 학생과 학부모는 시민의식, 존중, 비종교주의와 관련된 학교규정에 서명하고 이를 어길 시 예외 없이 보고·조사·처벌 과정이 진행된다. 학교 밖에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한 책무도 요구할 예정이다. 또 계기교육이나 학교 행사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차별금지 교육과 권리·책임에 대한 교육도 강화된다. 교권 회복은 비종교주의 외에도 프랑스의 국가, 국기 등 공화국의 가치와 상징에 대한 교육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민주시민 교육과정도 전 학년에 걸쳐 전면 재검토해 개편된다. 민주시민 관련 교육자료는 즉시 새로 개발해 배포할 예정이다.

이 외에 ▲학부모 교육참여 활성화 ▲전방위적 지역사회 자원 활용 ▲유아기부터 이민계층 등에 대한 프랑스어 교육 강화 ▲학업중단 예방 강화 ▲취약계층 지원 조치 시행 ▲출신 계층이나 지역에 따른 사회계층 재생산 극복 ▲극단주의적 사회갈등 연구 촉진 ▲차별금지 관련 사안 등 관련 고등교육기관 책무성 강화 등이 대책으로 제시됐다.

대책의 초점은 이번 사건에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상당 부분 지난해 12월 ‘우선교육 네트워크’에 대한 교육부 장관의 전폭적인 지원 발표를 비롯한 소외계층 대상 정책 강조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사회적인 불평등이 많은 학교에서는 ‘1분 묵념’ 거부 현상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 점을 들어 극단주의적인 갈등을 막기 위해 사회적인 불평등을 해소하고 학생들에게 기회의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우선교육 네트워크 학교’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을 긴급 파견하기로 했다.

학부모 참여 활성화도 발로벨카셈 장관이 지난해 취임하면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해 도입한 ‘학부모 커뮤니티’ 운영의 연장선에 있다. 최영순 파리거주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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